정세균 “文 끌어들이지마” vs 이재명 “보편복지가 당 정책”…재난지원금 논쟁

강성휘 기자

입력 2021-06-27 16:53 수정 2021-06-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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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동아일보 DB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추진 중인 당정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범위를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여권 대선주자들도 논쟁에 뛰어들며 전선이 확장되는 모양새다. 경선 레이스 시작과 함께 후보 간 본격적인 ‘정책 경쟁’이 시작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포문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열었다. 정 전 총리는 2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단면역 전에 무차별 재난지원금은 안 된다”며 “상위 1% 부자에게까지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은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에 매몰된 포퓰리즘”이라고 썼다.

특히 정 전 총리는 “자기주장의 합리화를 위해 사안마다 보편지원을 요구하거나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따르라’며 (문)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식의 발언도 절제돼야 한다”고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했다. 재난지원금 논의 국면마다 자신의 기본소득 정책을 강조하며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해온 이 지사를 비판한 것. “대통령 발언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한 것은 이 지사가 24일 “기재부는 대통령님 말씀에 귀 기울여 달라”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촉구한 발언에 대한 비판이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후 “(나라가) 설익은 기본소득론의 정치적 실험장이 돼선 안 된다”는 글을 올리며 재차 이 지사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몇 시간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민주당 정강정책과 정책역사에 부합한다”며 무상급식과 전 국민에게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을 사례를 나열하는 등 맞받았다. ‘보편적 복지를 바탕으로 국민 모두의 기본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민주당 강헌 일부를 캡쳐해 올리기도 했다.

그러자 정 전 총리는 27일 “그간 당정청이 추진해온 수많은 선별적 저소득층 지원정책과 피해계층을 두텁게 지원해온 재난지원금이 다 잘못이고 당론위배란 뜻이냐”며 논쟁을 이어갔다. 정 전 총리는 “무리한 억지를 펴지 말라” “보편복지를 포퓰리즘으로 변실시키지 말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다른 후보도 논쟁에 뛰어들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난지원금은 재난을 당한 업종에 집중하는 게 맞다”며 선별지급을 주장한 반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으로 내수 소비를 일으켜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폈다.

여권 관계자는 “앞으로 매 사안마다 정책적 선명성 강조와 이슈 선점을 위한 후보 간 ‘입씨름’이 벌어질 것”이라며 “당이 본격적 대선 경선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신호”라고 했다.

한편 당정은 이날 오후 비공개 고위당정청 협의회를 열어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에 대한 막판 의견 조율에 들어갔다. 당정이 정부의 선별지급 방침에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이날 회의에서는 지급 기준 소득하위 90% 방안 등을 두고 조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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