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치료 플랫폼기술 확보… 성장 잠재력 ‘만점’

권혁일 기자

입력 2021-06-28 03:00 수정 2021-06-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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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젠셀


보령제약이 재무적 투자를 진행한 면역세포 치료제 전문기업 바이젠셀이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예심 당시 책정된 기업공개(IPO) 가치는 5000억 원 규모지만 향후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젠셀의 상장 이후 성장 가능성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는 3개의 플랫폼 기술 때문이다. 바이젠셀은 면역항암치료제 관련 ‘바이티어’와 ‘바이레인저’, 면역억제치료제 관련 ‘바이메디어’ 3가지 플랫폼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바이티어’는 자가면역치료제로, ‘바이레인저’와 ‘바이메디어’는 동종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김태규 대표는 “이러한 플랫폼기술에 그간 바이젠셀이 축적해 온 유전자치료기술을 더하면 세계 최고의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도약하기에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3종 플랫폼기술 활용 신약 파이프라인 다수 보유


바이젠셀은 창업자인 김태규 대표가 가톨릭대 의과대학에서 기초 연구를 통해 임상적 효과를 확인한 선도적 면역세포 치료 기술을 바탕으로 2013년 2월 설립했다. 김 대표는 1989년 국내 최초로 T세포 입양면역치료의 임상연구를 시도했고 2007년 엡스타인바바이러스(EBV)에 의해 발생하는 NK/T 림프종 치료에 접목하며 국내 면역세포치료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현재 바이젠셀이 개발 중인 치료제 중 가장 속도가 빠른 것은 바이티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인 ‘VT-EBV-N’이다. NK/T세포 림프종은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표준치료법이 없고 2년 내 재발률이 75%에 이른다. 또 기존의 화학 합성 항암제로 치료할 경우 2년 내 생존율이 26%에 불과한 악성 암종이다.

NK/T세포 림프종은 EBV 감염과 관련이 있다. EBV는 동양인의 약 90%가 감염돼 있을 만큼 흔한 바이러스다. 건강한 사람은 감염되더라도 큰 문제가 없지만 면역체계가 손상돼 있으면 잠복하던 바이러스가 활성화해 암을 유발한다.

바이젠셀이 개발하고 있는 면역항암제는 암항원에 반응하는 T세포(면역세포)를 선택적으로 배양한 뒤 환자 몸에 투여해 암을 치료하는 세포치료제다. 환자 자신의 면역체계(세포)를 이용해 항원을 발현하는 암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고 일부는 기억세포로 환자의 몸에 남아 재발을 방지해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임상 2상 완료 후 조건부 품목 허가와 함께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급성골수성백혈병(AML)을 적응증으로 하는 VT-Tri(1)-A는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고 1상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뇌종양 파이프라인도 개발 중이다.

두 번째가 감마델타T세포를 활용하는 ‘바이레인저’ 플랫폼 기술이다. 감마델타T세포는 동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세포여서 동종면역반응이 없다. 바이젠셀은 ‘바이레인저’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범용 투여가 가능한 차세대 세포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바이티어’와 ‘바이레인저’ 2가지 플랫폼 기술이 면역항암치료제 군에 해당한다.

세 번째가 면역기능을 억제해주는 제대혈 유래 골수성 억제세포(CBMS) 치료제 기반의 ‘바이메디어’ 기술이다. 바이젠셀은 독자적인 원천기술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제대혈 유래 골수성 억제세포 대량 배양에 성공했다.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인한 자가면역질환이나 장기, 조혈모세포 이식 후 발생하는 거부반응 치료에 사용된다.

바이젠셀은 ‘바이메디어’ 기술을 접목해 아토피피부염과 이식편대숙주질환 관련 2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메디어 기술을 활용한 이식편대숙주질환(GvHD) 치료제 ‘VM-GD’ 역시 지난해 IND 승인을 받고 연내 임상 1/2a상 진입이 예상된다.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연말까지 임상 단계 신약 파이프라인 3종을 보유하게 된다.


독자적 기술과 차별성… 상장 땐 기업자치 수조 원 이를 듯


전문가들은 바이젠셀이 코스닥에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는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업화에 대한 준비도 착실하게 준비되고 있다. ‘바이티어’와 같이 T세포 플랫폼기술 기반의 맞춤형 치료제는 자체 생산까지 고려하고 있다. 판매허가를 받은 후 국내 시장에서는 전략적 투자자인 보령제약을 통해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EBV에 의해 발생하는 림프종은 우리나라 외에도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종으로 해외 현지 업체와 공동개발을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권혁일 기자 moragoheya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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