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탄소중립 앞당기자”… 사장단 “2050년 이전 달성” 결의

곽도영 기자

입력 2021-06-24 03:00 수정 2021-06-2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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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계열사 CEO 확대경영회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SK 제공

SK그룹 사장단이 글로벌 탄소 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0)를 달성하기로 공동 결의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전체 그룹 차원에서 탄소중립 조기 달성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23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22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반도체, 수소 등을 그룹 차원의 ‘파이낸셜 스토리’로 만들었을 때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며 그룹의 탄소중립 방향성을 강조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시장의 신뢰와 공감을 중심으로 기업의 총체적 가치를 높이자는 SK그룹만의 경영전략을 뜻한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향후 탄소 배출 비용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올라갈 것을 감안하면 넷제로(탄소중립)는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 폭이 커져 결국에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SK그룹 확대경영회의는 매년 6월 열리는 그룹 정례회의로, 최 회장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여 파이낸셜 스토리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혁신 전략을 나누는 자리다. 3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오전 9시에 시작해 열띤 토론으로 오후 6시 40분에야 끝이 났다.

이날 SK그룹 관계사 CEO들은 2050년 이전까지 이산화탄소 등 7대 온실가스를 직접 감축할 수 있도록 적극 투자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탄소중립을 조기 달성하겠다는 내용을 결의안에 담았다. SK머티리얼즈가 넷제로 달성 목표를 2030년으로 잡은 데 이어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도 구체적 조기 달성 목표 수립을 검토 중이다. 최소 10년 단위로 중간 목표를 설정해 향후 그 실행 결과를 매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정했다. SK는 장기적으로 이를 통해 2020년 기준 그룹 전체 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는 배출량의 약 35%, 2040년까지 약 85%를 감축해 나갈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이날 각 관계사들에 ‘싱크로나이즈(동기화)’를 핵심 키워드로 강조하기도 했다. 각 회사의 미래 비전과 이사회 운영, 구성원 평가 등 모든 요소들이 파이낸셜 스토리 내에서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것처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우리 그룹은 그동안 비즈니스 모델 혁신, 사회적 가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여러 ‘딥 체인지’ 방법론으로 많은 성과를 이뤘다”며 “이제는 이 같은 방법론들을 한 그릇에 담아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실천해 나간다면 결국 신뢰를 얻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그간 SK는 딥 체인지를 위해 다양한 혁신을 시도해 왔으나 아직 실질적 변화와 성과는 부족해 보인다”며 “올해가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의 원년인 만큼 각 사의 파이낸셜 스토리가 제대로 수립되었는지 재차 점검해 과감하고, 빠르고, 냉철하게 실행하자”고 주문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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