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먹거리]식물성 고기, 온실가스 배출 줄이는 ‘지속가능한 한입 ’

홍은심 기자

입력 2021-06-23 03:00 수정 2021-11-1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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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식물성 재료로 고기의 육즙과 식감을 재현한 대체육은 환경을 보호하고 건강에도 긍정적인효과가 있어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v2food 제공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6%는 농업 부문에서 나온다. 이 가운데 58%가 고기, 우유 등 동물성 식품 생산과정에서 배출된다. 특히 소나 양 등 동물들이 내뿜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과거 채식주의자들이 채식을 택한 이유가 대부분 종교적, 철학적 배경이었다면 이제는 지구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채식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에코백과 텀블러를 손에 들기 시작한 사람들이 “굳이 고기를 먹어야 하나?”라는 질문을 들고 나온 것이다.


○ 소고기, 많이 먹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


대체육은 우리가 흔히 먹는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을 대체하고 고기의 육즙과 식감을 재현할 수 있는 식물성 제품을 말한다. 대체육은 크게 2가지가 있다. 동물 세포를 배양한 제품과 식물성분을 사용한 제품이다. 이에 더해 요즘엔 곤충 원료 대체육도 개발되고 있다.

소고기는 기력을 보강하고 뼈와 근육을 강화해준다. 하지만 포화지방산이 많아 많이 먹으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고지혈증,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한다.

그렇다면 식물성 재료로 고기의 식감과 육즙을 재현한 대체육은 영양학적으로 어떨까? 콩으로 만든 ‘콩고기’를 예로 들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콩고기는 소고기 못지않은 충분한 역할을 해낸다. 콩이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다.

영양학적으로 콩은 식물성 단백질과 이소플라본 성분이 골다공증 예방에 탁월하다. 육류와 반대로 불포화지방산이 다량으로 들어있어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 사포닌 성분이 암세포의 발생과 성장을 억제한다. 소고기에는 없는 섬유질이 풍부해 비만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콩을 ‘대두’라고 한다. 대두는 맛이 달거나 짜고 성질이 평해 오장을 보하고 십이경락의 순환을 도와준다. 주로 대두의 한 종류인 검은콩이 해독을 위한 한약재로 쓰인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검은콩을 달인 물은 해독작용이 탁월해 부종을 내리고 막힌 혈액을 통하게 해 신장병에도 좋다. 강만호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소고기가 기력 회복에 도움을 주지만 다이어트와 심혈관 질환을 고려한다면 대체육에 도전해보길 권한다”며 “육즙과 식감을 재현한 콩고기가 육식주의자들에게 소고기 못지않은 씹는 즐거움과 건강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대체육 시장 성장세


대체육을 이용해 만든 요리. v2food 제공
전 세계적으로 대체육 시장은 커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2019년부터 연평균 9.5%씩 성장해 2025년에는 20조여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도 세계 대체육 시장이 2020년 133억1000만 달러에서 2026년 309억2000만 달러로 약 2.3배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많은 기업과 투자자들이 대체육 산업에 뛰어들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투자한 비욘드미트는 시가총액이 7조 원에 육박한다. 게이츠가 투자한 또 다른 대체육 회사인 임파서블푸드는 지난해 기준 누적 1조5800억 원 투자를 유치했고 4조50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세계 최대 식품 기업 네슬레도 2019년 대체육 회사 스위트어스를 인수해 대체육 버거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 호주 최대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v2food가 친환경식품 수입 전문기업 에포크라인(대표이사 윤석담)과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국내 대체육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대체육 시장은 연간 1700∼3500억 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대체육 기업들이 태동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v2food는 식품 및 농산물 전문 연구기관인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와 공동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을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는 푸드테크 전문기업이다. 국내에는 2월 버거킹 플랜트 와퍼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 바 있다. 실제 육류제품과 똑같은 식감과 맛을 자랑하고 식이섬유 등 풍부한 영양소를 담고 있어 호주 현지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윤석담 에포크라인의 대표는 “국내 대체육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 예측되는 가운데 검증된 기술력을 갖춘 대체육 제품들은 비건, 베지테리언뿐 아니라 육류 소비를 줄이고자 하는 플렉시테리언까지 모두를 만족시킬 것”이라며 “프레시지 등 국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과의 협업해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식물성 대체육 상품을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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