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더위에 감기기운? “에어컨 설정온도 올리세요”

홍은심 기자

입력 2021-06-23 03:00 수정 2021-06-23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냉방병 예방법

게티이미지코리아

기상청은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7월 말부터 8월 중순께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냉방기기 사용량도 늘고 있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냉방병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냉방병은 오한, 콧물, 소화불량 등 증세가 감기와 유사해 ‘여름 감기’라고도 불린다. 특히 이번 여름은 두통, 근육통, 인후통, 피로감 등 냉방병의 증상과 비슷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계속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냉방병은 바깥 공기보다 지나치게 찬 실내공기에 오랜 시간 노출돼 신체가 기온 차에 적응하지 못할 때 걸리기 쉽다. 실내외 온도가 5도 이상 차이 나는 환경에 자주 노출되면 몸의 자율 신경계는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두통, 오한, 근육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일으킨다. 또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실내 습도가 떨어져 호흡기가 건조해지고 기관지가 예민해져 인후통, 기침, 콧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에어컨을 사용할 땐 실내외 온도 차이를 조절해야 한다. 낮 기온이 28∼31도를 넘나드는 초여름의 경우 실내 적정 온도는 22∼26도다. 자주 환기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도 안팎의 온도 차이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다른 원인으로는 레지오넬라균이 있다. 레지오넬라균은 여름과 같이 습하고 온도가 높을 때 에어컨 냉각수에 잘 번식한다. 냉각기를 타고 냉방기기의 찬 공기를 통해 실내에 퍼져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독감이나 폐렴과 같은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온이 높아질수록 몸속을 차갑게 만든다. 이때 덥다고 해서 차가운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체온이 적정 수준보다 떨어져 면역 체계를 무너뜨린다. 따라서 얼음을 넣은 찬 음료보다는 끓인 생강차, 유자차 등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차가 좋다. 에어컨 냉기에 몸이 직접 닿지 않도록 면이나 리넨 소재 겉옷을 챙겨 입는 것도 도움이 된다.

냉방병은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냉방기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며칠 안에 증상이 호전된다는 점에서 코로나19와 구분된다. 냉방병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에어컨 등을 끄고 충분히 환기한 다음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