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존중문화 확산 위해 전 국민 동참해야”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06-23 03:00 수정 2021-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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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전문기자의 메디컬 인터뷰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최근 20, 30대 우울증과 자살이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된 모든 학회와 협회에 ‘비상’이 걸렸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자살예방 사업을 해 온 중앙자살예방센터와 중앙심리부검센터가 4월 통합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으로 새로 창립했다. 재단을 이끌고 있는 황태연 이사장을 만나 이 곳의 역할 등을 자세히 알아봤다.


―재단은 어떤 일을 하는가.


“2012년부터 중앙자살예방센터가, 2014년부터 자살의 원인분석을 위한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운영을 시작했다. 두 센터는 자살 예방,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정책 수립 등을 지원하는 곳이다. 하지만 두 센터가 민간위탁 형태로 운영되다 보니 센터장도 독립적인 역할을 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 자살은 예방부터 개입, 사후 관리까지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두 센터로 나뉘어져 있어 통합적인 정책을 시행하는 게 어려웠다. 이를 위해 4월 1일부터 두 센터를 합쳐 재단이 출범했다.”


―최근 우울증과 자살 등이 늘고 있다. 해결책이 있다면?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전 국민의 50% 이상이 우울감을 경험했다. 자살 생각을 해본 경우도 10%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재단이 적극적으로 자살 예방활동과 개입을 해야 된다. 하지만 재단만 나선다고 이러한 우울증과 자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사회에서 생명존중문화가 확산돼야 한다.”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위해선 결국 국민의 합의와 참여가 필요하다.

“그렇다. 자살은 정신의학적, 경제적, 대인 관계 요인, 청소년 학업 스트레스 등 굉장히 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런 요인들은 정신건강 전문가들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생명을 스스로 존중하고 지키며, 나의 가족과 이웃 그리고 주변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분들의 정신건강을 온 국민이 나서서 돌보지 않으면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이슈인 ‘자살 예방’이 쉽지 않다. 국민 전체가 참여해야만 가능하다.”

―소통이 중요할 것 같다.

“소통은 쉽게 말하자면 ‘술통’이고 ‘밥통’이다. 서로 술도 한잔하고, 밥도 같이 먹는 등 대인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소통이 진행된다. 코로나19 시대에 술도 한잔 못하고, 밥도 같이 못 먹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소통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팅 등을 통한 소통 방법을 찾으면서 언택트 뉴노멀 시대에 부합하는 소통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

―이사장으로서 생명존중희망재단 발전을 위한 목표는…

“이사장 임기가 3년이다. 3년 동안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의 오명을 벗는 데 기여하고 싶다. 또 소통, 생명존중 등이 국민운동으로 펼쳐질 수 있도록 각계각층 인사들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생명존중 운동을 확산시키는데 에너지를 쏟고 싶다. 또 국민들이 참여하는 미디어패널단을 운영해 자살 보도를 모니터하고, 자살예방에 관한 아이디어를 공모할 것이다.

2013년부터는 지역의 특성과 자원을 고려한 지자체 주도적인 자살예방 정책 추진 성공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충남 금산군, 경기 고양시, 충북 옥천군, 전북 고창군, 인천 계양구 등 8개 지자체가 선정돼 지자체 내에서 민간 협의체와 복지 협의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관련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국적으로 자살예방, 생명존중과 소통 등이 잘 이루어지는 모델을 만들어 보겠다. 소통은 생명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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