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에 “가상화폐 8종 상장폐지” 기습 공지

김자현 기자

입력 2021-06-17 03:00 수정 2021-06-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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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빗 한밤 폐지에 투자자들 패닉
가상화폐 거래소 ‘잡코인 대청소’
20곳중 11곳 상폐-유의 코인 지정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잇달아 검증이 안 된 ‘잡코인’을 상장폐지하거나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하며 ‘코인 대청소’에 나서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9월 24일까지 금융당국에 신고를 마쳐야 하는 거래소들이 심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불량 코인을 걸러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거래소 20곳 중 11곳이 지난달 28일 범정부 차원의 ‘가상화폐 거래 관리방안’이 발표된 뒤 상장폐지를 안내하거나 거래 유의 코인을 지정했다.

거래 규모 1위인 업비트는 이달 11일 원화마켓에서 가상화폐 5종의 거래를 중단했고 25개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코인빗은 15일 오후 10시 가상화폐 8종을 상장폐지하고 28종을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후오비코리아와 지닥이 각각 ‘후오비토큰’과 ‘지닥토큰’ 등 거래소 이름을 딴 코인의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등 중소형 거래소들도 코인 정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코인 상장폐지 등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투자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거래소는 ‘내부 기준 미달’ ‘투자자 보호’ 등을 상장폐지 등의 사유로 내세우고 있다. 또 늦은 밤 기습적으로 상장폐지나 유의 종목 지정을 공지하는 곳도 많다. 투자자들이 사전에 대처하지 못하는 새 해당 코인들은 하루 만에 가격이 70∼80% 폭락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코인 상장폐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잡코인을 걸러내는 건 가상화폐 거래소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최대한 해외 거래소 사례 등을 참고해 상장폐지 등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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