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이 직접 찾아간 네이버…이베이까지 손에 넣나

뉴스1

입력 2021-06-16 15:34 수정 2021-06-1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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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지분동맹을 맺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시되면서 이커머스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신세계가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맞수’인 롯데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네이버의 지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네이버의 재무적 지원 덕분에 롯데보다 높은 가격을 써낼 수 있었던 것.

지난 1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함께 직접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까지 직접 찾아간 ‘발걸음’이 이번 인수전의 향방을 가른 셈이 됐다.

당시 정 부회장은 네이버 사옥에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만났고 이후 지난 3월 양사는 2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 계약을 맺으며 이커머스 ‘혈맹’을 이끌어냈다.

◇네이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성패 갈랐다…정용진 발걸음의 가치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컨소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컨소는 유통 라이벌인 롯데그룹과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으나, 가격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면서 승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주체는 신세계 그룹 내 이마트로 거래금액은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가정했을 때 약 4조2000억원으로 전해진다. 롯데가 3조원 중후반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진 만큼 매각주체인 이베이 본사에선 조금 더 높은 가격을 써낸 ‘신세계-네이버’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가 네이버를 등에 업고 인수전에 나선 덕분에 금액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 네이버의 참여가 이번 인수전의 성패를 좌우한 셈이다.

네이버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갖는 조건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공동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4조2000억원으로 가정하면 신세계그룹은 네이버를 통해 약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 덕분에 신세계 컨소가 이번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지난 7일 이베이코리아 유한책임회사 지분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했고 매도자인 이베이 본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네이버, 초대형 경쟁자 출현 견제·물류 시너지 ‘두 마리 토끼’

네이버는 이번 인수전을 통해 롯데라는 초대형 경쟁자의 등장을 견제하는 동시에 동맹관계인 신세계가 이커머스 업계에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분까지 맞교환하면서 시너지를 내기로 약속한 신세계와 업계 1, 2위를 차지할 경우 기존 이커머스 2위 사업자인 쿠팡도 견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위 네이버쇼핑(거래액 27조원, 17%), 2위 쿠팡(22조원, 13%)에 이은 12%(거래액 20조 원)로 업계 3위다. 신세계의 SSG닷컴 점유율은 4%로 단숨 합산으로도 2위권까지 도약하게 된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1위 자리를 지키면서 협력 관계인 신세계가 2위로 올라서는 것이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동시에 물류와 ‘오프라인’ 유통망이 약점으로 꼽히는 네이버가 신세계의 전국적인 유통망을 활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특히 네이버는 현재 공산품 위주의 상품을 중심으로 이커머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신선식품 물류와 배송 노하우까지 갖춘 신세계와 손을 잡으면 사업영역을 더 수월하게 넓힐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커머스 생태계까지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네이버페이의 활용범위도 단번에 전국 이마트와 편의점 등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행보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키울 채비를 마친 카카오와의 격차를 더 벌리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로써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을 막았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며 “신세계와도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협력관계를 약속한 만큼 경쟁으로 인한 마이너스보단 시너지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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