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손해라는 실손보험… ABL생명도 포기 검토

이상환 기자

입력 2021-06-15 03:00 수정 2021-06-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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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도입 ‘4세대’ 판매 결정 못해
ABL 손떼면 6개 생보만 취급


다음 달 1일 ‘4세대 실손의료보험’ 도입을 앞두고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는 탓에 생명보험업계를 중심으로 실손보험을 포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ABL생명은 실손보험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ABL생명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을 판매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새 상품 준비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판매를 결정하더라도 다음 달 1일에 맞춰 출시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ABL생명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다면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생명보험사는 6개만 남게 된다. 앞선 2017∼2019년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이 일찌감치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고 미래에셋생명과 신한생명도 각각 올해 3월과 지난해 말부터 실손보험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4세대 실손보험은 기존 보험보다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병원에서 비싼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을수록 보험료가 할증되는 구조로 설계된다. 보험 가입자들이 기존 보험보다 개선된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경우 기존 상품의 적자 구조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어 생보사들이 판매를 꺼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 한화, 교보생명 정도를 제외하면 생보업계는 실손보험 취급 규모가 크지 않다.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에서 굳이 실손보험에 집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손보험 시장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손해보험업계에서만 올해 1분기(1∼3월) 발생한 실손보험 손해액은 약 2조7290억 원에 이른다. 손보업계에서도 AXA손해보험 등 3곳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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