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최후’ 찍은 10대 소녀, 퓰리처 특별상

조유라 기자

입력 2021-06-14 03:00 수정 2021-06-1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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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백인 경관 목조르기 현장 촬영
선정위 “시민도 진실추구 중요 역할”
코로나-흑인시위 보도, 수상 휩쓸어


지난해 5월 백인 경관의 목 조르기로 숨진 미국 미네소타주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당시 휴대전화 동영상을 찍어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미 흑인 소녀 다넬라 프레이저(18·사진)가 2021 퓰리처상 특별 수상자로 뽑혔다. 당시 여러 목격자가 동영상을 찍었지만 그의 동영상이 가장 길고 선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살해 장면이 담긴 영상을 용감하게 촬영해 언론이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데 있어 시민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며 그의 수상 이유를 공개했다. 이 영상은 올해 4월 가해자 데릭 쇼빈 경관의 살인 혐의 유죄 평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된 인종차별 규탄 시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백인 경관 데릭 쇼빈이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누르는 모습. 유튜브 캡처
프레이저는 지난달 플로이드 사망 1주기에 자신이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플로이드의 명복을 빈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쇼빈의 유죄 판결 직후에는 “정의가 이뤄졌다. 우리가 해냈다”고 기뻐했다.

올해 수상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BLM 시위 관련 보도가 휩쓸었다. 대상 격인 ‘공공서비스’ 부문은 다양한 데이터를 이용해 코로나19에 따른 인종 및 소득 불평등 악화, 미 정부의 대응 실패를 고발한 뉴욕타임스(NYT)가 수상했다. ‘속보’ 부문은 플로이드 사망 및 후속 보도를 주도한 미네소타 지역 언론 미니애폴리스 스타트리뷴, ‘속보 사진’은 플로이드 사태 직후 미 전역의 인종차별 시위를 촬영한 AP통신이 수상했다.

미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비밀 수용소와 인권 탄압을 심층 보도해 ‘국제보도’ 부문 수상자가 됐다. 2006년 설립 후 첫 퓰리처상 수상이다. 미 시사매체 디애틀랜틱 또한 코로나19를 주제로 ‘분석 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역시 1857년 창간 후 첫 수상이다.

퓰리처상은 헝가리 출신 유대계 미 언론재벌 조지프 퓰리처(1847∼1911)의 유언에 따라 1917년 창설됐다. 언론 분야에서 보도, 사진, 비평 등 15개 부문, 예술 분야에서 드라마, 음악 등 7개 부문 등 총 22개 부문의 수상자를 선정한다.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자는 금메달, 다른 수상자는 1만5000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코로나19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오프라인 시상식 없이 화상으로만 수상자를 발표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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