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찌꺼기서 탄소나노입자 추출해 환경문제 해결하고 ‘그린뉴딜’ 실천

정재락 기자

입력 2021-06-14 03:00 수정 2021-06-14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영남 파워기업]UNIST 스타트업 ‘더로드’

울산과학기술원(UNIST) 내에 있는 ㈜더로드 김유빈 대표(왼쪽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등 회사 연구진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커피 찌꺼기에서 화학물질인 형광 탄소나노입자를 추출해내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김유빈 대표(오른쪽 사진 앞줄 왼쪽) 등 직원들이 회사 입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 114동 802호에 입주해 있는 ㈜더로드 본사 앞. 김유빈 대표(33)는 “환경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제 전반에 혁신을 가져오는 ‘그린뉴딜’을 실천하는 회사”라고 더로드를 소개했다. 회사 입구에는 더 스마트하게 더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아 ‘THE ECO, THE SMART, THE LOAD’라는 글자를 내걸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스마트 환경 파트너가 되겠다’는 게 회사의 모토다.

더로드는 2019년 3월 세상에 나왔다. 2009년 UNIST 나노생명공학부로 입학한 김 대표가 석·박사 통합과정을 마치고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UNIST 재학·졸업생과 함께 창업했다.

현재 핵심 사업 아이템은 커피를 추출한 뒤 나오는 커피 찌꺼기(커피박)에서 탄소나노입자와 탄소나노에어로겔을 합성하는 것이다.

“UNIST에서 물 환경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 활동을 해오면서 폐기물 재활용에 관심을 가졌다”는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실험 중 우연히 폐기물의 화학적 재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를 비롯한 더로드 연구팀은 커피 찌꺼기에 함유된 탄소와 폴리페놀 성분에 주목했다. 이를 활용하면 새로운 가치를 가진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형광 탄소나노입자(C²NP)’다. 이 탄소나노입자는 전기적, 광학적 성질을 지닌 아주 작은 입자로, 특정 파장에 노출되면 특정 색의 빛을 방출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특성으로 탄소나노입자는 바이오 이미징, 형광도료,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에 쓰이는 핵심 소재로 쓰인다. 형광식물과 형광 페인트 등 실생활에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중금속에서 추출해 온 기존 탄소나노입자는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됐지만 더로드는 커피 찌꺼기라는 폐기물에서 탄소나노입자를 추출하기 때문에 훨씬 더 친환경적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 같은 강점 때문에 현재 더로드는 공공 연구개발(R&D) 지원사업과 신용보증기금, 국방혁신기술 사업 등으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더로드는 올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미 20억 원 상당의 구매의향서를 받아놓은 상태다.

UNIST도 더로드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UNIST 연구지원본부(UCRF)는 커피 찌꺼기로부터 만들어진 탄소나노입자가 고부가가치 제품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정밀 소재분석과 바이오 셀 테스트, 동물실험 등을 통해 탄소나노입자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대량생산을 위한 시제품 설계와 제작도 지원하고 있다.

신태주 UNIST 연구지원본부장은 “UCRF의 전문성과 더로드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결합해 그린 뉴딜을 선도할 화학적 업사이클링(Up-cycling) 사업화 사례로 육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커피 찌꺼기를 이용한 탄소나노입자는 현재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며 “7조 원 규모의 세계 이미징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더 과감하게 도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