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친구 논란까지…꼬여버린 ‘송영길표 부동산 정책’

황재성 기자

입력 2021-06-11 11:23:00 수정 2021-06-11 11: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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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취임 한 달을 맞은 이달 2일 국회에서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를 통해 부동산 문제 해결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부동산 세제 완화, 주택공급 확대 등과 같은 구체적인 추진계획도 공개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발로 기대한 시장안정 효과를 거두기는커녕 내홍만 겪고 있다. 특히 LH 사태로 야기된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논란에 10명 탈당 권유와 2명 출당조치라는 극약처방을 내렸지만 해당의원들이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설상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중학교 동창이라는 예기치 못한 걸림돌에 발목이 잡혔다.


● 코로나에 급제동 걸린 부동산세제 완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누구나집 5.0 및 누구나주택보증 시스템 도입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2021.6.1/뉴스1
민주당은 오늘(11일)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완화와 관련한 당의 최종 방침을 확정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송 대표의 보좌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의총이 취소됐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에 이어 송 대표의 보좌관마저 감염되면서 국회에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결정이다.

이에 따라 당초 지난달 말로 예정됐던 종부세 및 양도세 완화 방침 결정은 또다시 미뤄지게 됐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방침 결정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세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송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종부세 대상자를 상위 2%로 제한하고,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당 내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강력 반대하고 있다. 특히 친문재인 진영 의원들과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좋은미래 등 진보성향 의원 60여 명은 어제(10일)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세제 개편안 반대 의견을 서면으로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4명 발생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 방역 소독이 실시되고 있다. 이에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와 정책의원총회 등 지도부 일정은 전면 취소됐다. 2021.6.11/뉴스1 (서울=뉴스1)
여기에 참여한 한 의원은 “지난번 정책 의원총회에서는 발언한 의원들의 의견만 들은 셈”이라며 “(세제 완화 방안을 담은) 부동산특별위원회 안에 반대하는 의견을 모아서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지도부가 부동산 투기 연루 의원들에게 탈당을 권유했다가 반발을 사고 있는데다가 강경파 의원들이 집단행동까지 나서면서 지도부의 종부세 완화 관철 의지가 먹힐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설익었다는 평가에 친구 논란까지 불러온 ‘누구나집’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누구나집 5.0 및 누구나주택보증 시스템 도입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서철모 화성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1.6.1/뉴스1 © News1
송 대표가 야심 차게 준비해 어제(10일) 공개한 주택 공급대책인 ‘누구나집’ 프로젝트는 ‘친구 특혜 논란’에 휘말렸다. 이 사업의 기획자가 송 대표의 중학교 동창인 K씨인데, 그가 관련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K씨는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고 있어, ‘누구나집’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특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해충돌은 공직자의 사적 이익과 공익을 수호해야 할 책무가 서로 부딪치는 상황을 말한다. 실제로 K씨는 올해 2월 착공한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누구나집’을 맡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번에 추진하게 될 시범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게 돼 특혜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가 인천시장 재직시절 ‘누구나집’ 정책을 추진할 당시에는 민간사업자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이제는 사업 주체가 정부라는 것이다. 또 K씨가 “‘누구나집’ 시범사업에 대한 지재권 행사권리를 포기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누구나집 사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냉랭하다. 누구나집은 무주택자나 청년 신혼부부 등이 집값의 6~16%를 내면 10년 간 시세의 80~85% 수준의 임대료를 내며 살다가 미리 확정된 집값으로 분양받는 사업이다.

문제는 집값이 오르면 입주자와 분양사업자가 이익을 나눠 갖지만, 집값이 떨어지면 손실을 고스란히 사업자가 떠안도록 돼 있다는 점이다. 민간사업자가 선뜻 참여하겠다고 나서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사업 방식이 구체적이지 않은데다 사업지 확보도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사업안에서사업시행자가 사업비의 5%를 투자하도록 한 것 이외에는 사업비를 어떤 식으로 충당할지, 집값이 오를 경우 사업자와 입주자가 어떻게 공유할지 등 핵심적인 사항은 소개하지 않았다.

또 경기 양주 회천, 파주 운정3, 평택 고덕, 화성 동탄2 등 2기 신도시 유보지를 용도 변경해 택지로 활용하겠다는 방안도 문제다. 과천청사 유휴용지처럼 지역주민 반발이 있을 경우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런 이유로 ‘누구나집’이 설익은 정책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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