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이 서 말이라도 흡수해야 보배… 저분자 보충제로 ‘든든하게’

윤희선 기자

입력 2021-06-09 03:00 수정 2021-06-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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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부족하면 기력-면역력 ‘뚝’
당뇨-고혈압 등 성인병 위험 커져… 매일 체중 1kg당 1∼1.2g 먹어야
육류-우유는 노년층 소화 어려워… 흡수율 높인 발효 완두단백 ‘각광’


단백질은 근육 형성에 중요한 재료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금육이 감소하고 뼈도 약해져 골다공증이 생기기 쉽다. 동아일보DB

△전신의 기력이 떨어지고 몸이 축 처진다 △조금만 걸어도 쉽게 지친다 △다리에 힘이 없어 자주 넘어진다 △면역력이 떨어져 잔병치레가 잦아진다 △별다른 이유 없이 피로감이 몰려온다…. 모두 몸에 단백질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단백질은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적 영양소다. 특히 ‘근육의 재료’로서 우리 몸의 뼈대와 근간을 이루고 있다. 건강수명이 길어지면서 중노년기 삶의 단백질 섭취는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을 분해, 소화,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내 몸을 살리는 단백질, 좀 더 현명하게 섭취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근육의 재료는 단백질… 부족하면 잔병치레 늘어
단백질의 영문 표기는 ‘프로틴(Protein)’. 그리스어에서 ‘중요한’ ‘첫 번째’를 뜻하는 단어다. 단백질은 모든 생명의 첫째 요소이자 중요한 성분이라는 뜻이다. 건강, 근력, 활력 있는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영양소에 속한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직격탄을 맞는 것은 근육이다. 단백질은 근육의 재료로서 근육을 형성한다. 특히 단백질을 구성하는 필수아미노산 류신, 발린, 이소류신은 근육의 생성을 촉진한다. 이를 BCAA라고 하는데, 손상된 근육의 빠른 회복을 돕고 근육의 피로도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이 가운데 류신은 단백질의 분해를 억제하고 합성을 촉진해 근육량의 증가를 돕는다.

단백질 부족으로 근육이 감소하면 잔병치레가 잦아진다. 단순히 팔다리의 약화를 넘어 뼈와 혈관, 신경, 간, 심장, 췌장 등 신체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우선 근육이 줄어 힘을 잃으면 뼈도 약해져 골다공증이 생기기 쉽다. 근육은 인슐린에 반응해 혈당을 사용하고 저장하며 우리 몸에서 혈당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근감소증이 있을 경우 근육의 혈당 흡수와 사용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려 당뇨를 유발할 수 있다. 근력 저하로 기초대사량도 감소해 콜레스테롤·중성지방이 충분히 연소되지 않아 복부에 내장지방이 끼고 고지혈증과 고혈압 등의 위험이 커져 심혈관질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진상욱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중 심혈관질환이 있는 남성의 30.3%, 여성의 29.3%가 근감소증이 있었다. 또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76%나 높았다. 그 밖의 치매 발병과 암 치료 등 각종 질환에 근육이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근육이 노년기 삶의 건강을 좌우한다는 의미를 담은 ‘근육연금’ ‘근육적금’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이유다.

나이 들수록 단백질 소화·흡수 어려워
따라서 중노년에 접어들수록 근육 구성 성분인 단백질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체중 1kg당 1∼1.2g만큼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체중이 60kg이라면 하루 60g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된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젊은 사람보다 더 많은 단백질 섭취가 요구된다. 같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더라도 근육으로 합성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단백질이 얼마나 흡수되는지도 중요하다. 60대가 되면 단백질을 소화하는 위산과 펩신이 20대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2015년 국민영양통계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의 31.1%가 단백질을 권장 섭취량 미만 섭취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의식적으로 단백질의 섭취량을 채울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식사를 통해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적절히 흡수될 양만큼 섭취하기란 쉽지 않다.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은 육류다. 고령자의 경우 치아가 건강하지 못해 입으로 씹는 저작기능이 떨어지고 잘 씹는다고 해도 소화·흡수기관의 기능이 떨어져 영양분을 쉽게 소화시키지 못한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처럼 육류(동물성 단백질)를 먹으면 속이 더부룩함을 호소하는 이들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다른 단백질 주공급원인 우유는 유당불내증으로 인해 섭취 자체가 힘든 사람이 많다. 우유를 마시면 설사를 하거나 배가 아픈 사람들이 이에 속한다. 한국인 4명 중 3명, 즉 75%가 이러한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다. 우유 속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가 부족한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저분자·발효·완두단백, 소화·흡수에 용이한 최적의 단백질
이처럼 음식을 통해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기 어려운 고령자는 단백질 보충제로 부족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단백질의 함량을 따지는 것과 더불어 조금이라도 소화, 흡수가 잘 되는 단백질을 선택하는 것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육류, 우유 등의 소화가 힘들다면 콩류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을 고르는 것이 좋다. 그중에서도 최근 완두콩의 완두단백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두를 이용하던 단백질 시장이 완두로 서서히 변화하고 있을 정도다. 완두가 대두에 비해 비싸지만 GMO(유전자변형농산물)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 않으며 필수아미노산의 함량이 높고 식이섬유, 비타민K, 비타민C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유당 함량이 제로(0)여서 유당불내증으로 단백질 섭취가 어려운 사람도 문제없이 먹을 수 있다.

이러한 완두단백을 저분자의 형태로 발효했다면 소화, 흡수 기능은 배가 된다. 실제로 완두단백을 발효하면 기존 완두 대비 약 29배 작아지며 저분자화된다. 저분자란 분자를 잘게 쪼갠 상태를 뜻한다. 잘게 쪼개진 만큼 우리 몸에 흡수되는 비율이 높아진다. 실제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단순히 콩을 익혀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60% 수준이지만 발효하면 95%까지 증가한다. 또 완두 단백은 총 5시간 발효시키면 단백질 분해 효소인 키모트립신이 활성화돼 단백질 소화율이 최대 87.4%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발효과정을 거친 단백질은 영양소도 더욱 풍부해진다. 한국기능식품연구원에 따르면 완두콩을 발효할 경우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완두단백질 100g당 76.75mg에서 651.18mg까지 증가한다.

더불어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일중인 로이신(류신), 발린 등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한 단백질인지 점검하는 것이 좋다. 필수 아미노산은 우리 몸이 직접 합성하지 못해 반드시 음식 등 외부에서 보충해야 하는 아미노산이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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