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플랫폼은 웃었다… 코로나 타격에도 오히려 성장세

전남혁 기자

입력 2021-06-08 03:00 수정 2021-06-0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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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매출 43.8%↑ 흑자 전환… 여기어때 영업이익 58.3% 늘어
‘로비 없는’ 비대면 숙박 인기에 소규모 시설 연결하며 니즈 충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여행업종이 큰 타격을 입은 것과 대조적으로 야놀자, 여기어때 등 숙박시설을 중개해주는 플랫폼 기업은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숙박 서비스 에어비앤비는 지난달 공개한 올해 1분기(1∼3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 증가한 8억8700만 달러(약 9881억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분기(8억3900만 달러)보다도 높다.

국내 숙박 플랫폼 기업도 2019년에 비해 2020년 연간 매출이 늘었다. 야놀자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이 1920억 원으로 2019년(1335억 원)보다 43.8% 증가했다. 2019년 62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으나 지난해엔 16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어때도 지난해 매출 1287억 원, 영업이익 1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5.3%, 58.3%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서도 숙박 플랫폼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전통적 여행업체의 지난해 매출이 2019년 대비 80%가량 급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초여름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백신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올해에도 숙박 플랫폼을 찾는 여행객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어때에 따르면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올해 6, 7월 펜션 상품의 경우 평균적으로 입실 19.1일 전에 예약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2일 앞당겨졌다. 같은 기간 예약 건수도 39% 증가했다.

히로키 아사이 에어비앤비 글로벌마케팅 총괄은 지난달 27일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1년간 격리됐지만, 백신이 보급되며 보상심리가 작동해 여행 수요가 돌아올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독채 펜션, 민박 등 타인과의 접촉이 최소화되는 ‘로비 없는’ 숙소가 인기를 끈 것도 플랫폼의 성장에 한몫했다. 독채 펜션, 민박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소규모인 경우가 많아 자체 홍보채널이 부족한데, 대규모 숙박시설뿐 아니라 영세 숙박시설도 중개·홍보하는 플랫폼이 코로나19로 달라진 여행객의 니즈를 충족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여행지에서도 개인적 공간을 찾는 수요가 높아지자 숙박 시설을 독채 펜션이나 풀빌라로 리모델링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숙박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여행상품을 구매하려는 목적이 크다”며 “플랫폼을 통해 그동안 홍보 채널이 부족했던 소규모 숙박시설 운영자들이 잠재적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됐다”고 밝혔다.

숙박 플랫폼들이 온라인 생태계에 기반하고 있어 코로나19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놀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해외여행 수요가 막히자 즉시 애플리케이션(앱) 내 카테고리에서 해외여행을 빼고 국내 여행 위주로 전환했다. 코로나19로 호텔 운영, 객실관리 등을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객실관리 자동화시스템(PMS)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야놀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언택트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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