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먼저 맞게 해달라”…제주도 등 우선 접종 요구 봇물

이지윤 기자 , 제주=임재영 기자 , 김성규 기자

입력 2021-06-07 03:00:00 수정 2021-06-07 14: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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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제주 하루 관광객 3만명 몰려 불안… “40만 도민 선제접종을” 정부에 건의
국민연금, 대민서비스 직원 요청… 학원강사들 “학교보다 접촉 많아”
택배기사-암환자 우선접종 요구도… 정부는 “연령대별 접종에 주력”


“하루 3만 명씩 몰려드는 관광객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제주도민에게 백신 예방접종을 우선 지원해 주시길 촉구합니다.”

9일 제주도의회 본회의 의결을 앞둔 건의안 내용이다. 제주도는 국내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주민을 대상으로 한 백신 우선 접종을 요청하고 있다. 지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탓이다. 최근 일주일 동안 제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04명으로 지난달 같은 시기(35명)에 비해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올여름 관광 수요가 제주에 몰릴 것으로 보이면서 지역 내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 제주 관광객 늘어나자 확진자도 증가
최근 제주에는 한 달에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다. 관광객을 통한 코로나19 전파가 지역 내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에서는 주민을 대상으로 선제적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1일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는 건의안을 통해 “제주는 섬이라 감염 확산 시 이송이 어렵고 의료 체계 과부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감염에 취약한 데다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의료 대응도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제주에서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6일 0시 기준 9만7203명으로 인구의 14.4%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5일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을 도청에서 만나 주민우선 접종에 대해 협의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만 특혜를 받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우선 접종을 통해 제주부터 5인 제한을 해제한다면 국민이 원하는 관광 욕구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의원은 “도민의 70%인 40만 명에게 백신을 선제적으로 접종하는 내용의 친서를 청와대와 관계 부처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얀센 백신 한국 도착 미국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우리 군에 제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얀센 백신이 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101만2800명(1인 1회 접종)분을 실은 우리 공군 수송기가 5일 0시 40분경 공항에 도착하자 관계자들이 백신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성남=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전문가들은 일단 신중한 의견이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특정 지역에 우선 접종하는 것은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 병상 규모 등을 고려해 방역당국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지역 상황에 따라 우선 접종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칫 지역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우리도 백신 먼저 맞아야”
제주도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백신 우선 접종을 원하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2일 질병관리청에 우선 접종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장애인과 고령층 등을 주로 만나는 직원 1000명에게 접종을 해 달라는 내용이다. 학원들도 9월 개학 전 강사들의 백신 접종을 요청하고 있다. 학원 강사 35만 명이 접종에 나서야 2학기 전면 등교도 문제없이 이뤄질 것이란 주장이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학원 선생님들이 매일 접촉하는 학생이 학교 선생님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6일 기존 접종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필수근로자의 백신 우선 접종을 질병관리청에 요청했다. 택배기사 5만4000명, 환경미화원 3만7000명 등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측은 “배송 과정에서 대면 접촉이 많아 백신 우선 접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면역력이 약한 암, 희소병 환자들에게 우선 접종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 등 6개 단체는 최근 주치의 소견에 따라 우선 접종이 필요한 환자만이라도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 정부 “하반기 접종은 연령별로”
“이게 접종 배지” 6일 김부겸 국무총리 가슴에 달린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 배지. 정부는 접종을 마친 사람에게 배지와 스티커를 발급할 계획이다. 배지는 단순히 상징의 의미이지만 스티커는 접종이력을 증명할 수 있다. 뉴시스
일단 정부는 3분기(7∼9월) 이후 우선 접종을 특정한 대상보다 연령대 중심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접종 대상 직군을 세세하게 나누는 것보다 7월 50대부터 순차적으로 연령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3분기 접종 계획은 6월 셋째 주에 발표된다. 7일부터는 60∼64세 접종이 시작된다. 약 311만 명이다. 미리 예약하지 못한 경우 잔여 백신을 이용해 접종이 가능하다. 또 이달 말부터 65세 이상 접종 완료자에게는 스티커가 발급된다. 전자 접종 증명서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자를 위해서다. 접종 증명 스티커는 각 지역 주민센터에서 받은 뒤 신분증에 부착하면 된다. 정부는 ‘접종 배지’도 배포할 계획이다.

이지윤 asap@donga.com / 제주=임재영 / 김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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