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운전’ 아워홈 부회장, 여동생들에 밀려났다
황태호 기자
입력 2021-06-05 03:00 수정 2021-06-05 03:02
이사회, 오빠 구본성 부회장 해임
‘보복 운전’-실적 악화 책임 물어
남매간 경영권 분쟁 동생들 완승
새 대표에 막냇동생 구지은 선임
보복 운전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이사회에서 세 여동생의 공격을 받고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신임 대표이사에는 막내 여동생인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이사(사진)가 선임됐다. 남매 간 경영권 분쟁에서 여동생들이 완승을 거둔 셈이다.
아워홈은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구 부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통과시키고 구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직전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이사가 제안한 21명의 신규 이사 선임 건이 의결됐다. 기존 아워홈 이사회 멤버는 구자학 회장과 장남인 구 부회장, 1녀 미현 씨와 2녀 명진 씨, 3녀인 구 대표이사를 포함해 총 11명이었다. 구 대표이사가 신규 이사를 대거 선임하면서 이사회의 무게추가 신임 구 대표이사 쪽으로 기울게 됐다.
구 대표이사가 경영권을 차지한 것은 캐스팅보트를 쥔 큰언니 미현 씨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아워홈은 구 부회장이 38.6%를 가진 최대주주지만 미현 씨(19.3%)와 명진 씨(19.6%), 구 대표이사(20.7%) 등 세 자매의 지분을 합치면 절반을 훌쩍 넘는다. 구 대표이사는 2004년 아워홈 입사 이후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했지만 구 부회장이 2016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밀려났다. 이후 외식기업인 캘리스코를 맡았지만 구 부회장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 왔다. 미현 씨는 2017년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 때는 아버지 구 회장의 뜻을 따라 구 부회장을 지지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경영권 다툼에 대해서는 구 회장이 별다른 의중을 내비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오빠의 윤리적 이슈와 실적 악화로 미현 씨가 여동생을 지지하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구 부회장이 아워홈 사내이사 자리는 지킬 것으로 보인다. 3분의 2 이상의 지분이 동의해야 사내이사직을 박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이사가 바뀌었지만 경영권 분쟁의 내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 부회장이 ‘경영권 회복’을 노릴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여기에 구 부회장의 일탈로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단체급식 시장의 ‘개방’을 밀어붙이면서 중소 급식업체에 일부 시장을 내줘야 하는 상황도 극복해야 한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보복 운전’-실적 악화 책임 물어
남매간 경영권 분쟁 동생들 완승
새 대표에 막냇동생 구지은 선임
보복 운전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이사회에서 세 여동생의 공격을 받고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신임 대표이사에는 막내 여동생인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이사(사진)가 선임됐다. 남매 간 경영권 분쟁에서 여동생들이 완승을 거둔 셈이다.
아워홈은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구 부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통과시키고 구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직전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이사가 제안한 21명의 신규 이사 선임 건이 의결됐다. 기존 아워홈 이사회 멤버는 구자학 회장과 장남인 구 부회장, 1녀 미현 씨와 2녀 명진 씨, 3녀인 구 대표이사를 포함해 총 11명이었다. 구 대표이사가 신규 이사를 대거 선임하면서 이사회의 무게추가 신임 구 대표이사 쪽으로 기울게 됐다.
구 대표이사가 경영권을 차지한 것은 캐스팅보트를 쥔 큰언니 미현 씨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아워홈은 구 부회장이 38.6%를 가진 최대주주지만 미현 씨(19.3%)와 명진 씨(19.6%), 구 대표이사(20.7%) 등 세 자매의 지분을 합치면 절반을 훌쩍 넘는다. 구 대표이사는 2004년 아워홈 입사 이후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했지만 구 부회장이 2016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밀려났다. 이후 외식기업인 캘리스코를 맡았지만 구 부회장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 왔다. 미현 씨는 2017년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 때는 아버지 구 회장의 뜻을 따라 구 부회장을 지지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경영권 다툼에 대해서는 구 회장이 별다른 의중을 내비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오빠의 윤리적 이슈와 실적 악화로 미현 씨가 여동생을 지지하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구 부회장이 아워홈 사내이사 자리는 지킬 것으로 보인다. 3분의 2 이상의 지분이 동의해야 사내이사직을 박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이사가 바뀌었지만 경영권 분쟁의 내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 부회장이 ‘경영권 회복’을 노릴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여기에 구 부회장의 일탈로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단체급식 시장의 ‘개방’을 밀어붙이면서 중소 급식업체에 일부 시장을 내줘야 하는 상황도 극복해야 한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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