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려던 미셸 위, 팬티 운운한 줄리아니에 분노 “복귀 결심”

김동욱 기자

입력 2021-06-04 16:45 수정 2021-06-0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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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출산 뒤 유모차를 끌고 골프 연습을 나간 미셸 위. 사진 출처 미셸 위 인스타그램

“저는 필드 위에 돌아올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한국계 골프선수 미셸 위 웨스트(31)는 2019년 미국프로농구(NBA) 레전드 제리 웨스트의 아들이자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임원인 조니 웨스트와 결혼하면서 필드를 떠났다. 지난해 6월 딸을 출산한 뒤엔 육아에만 전념했다. 고질적인 손목 부상으로 사실상 은퇴 상태였다. 하지만 올해 3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기아클래식을 통해 약 2년 만에 복귀했다. 그 이유는 복귀 한 달 전에 있었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의 발언 때문이었다.

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 출전 중인 그는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를 통해 줄리아니 전 시장의 성희롱성 발언에 화가 나 복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2월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재미있는 이야기’라며 2014년 위 웨스트와 함께 참여했던 프로암 행사를 회고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위 웨스트의 퍼팅 자세는 사진사들을 끌어당긴다. 사진사들은 그의 팬티를 찍으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당시 위 웨스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 앞에서는 미소 지으며 경기력을 칭찬하던 사람이 뒤에서는 ‘팬티’ 운운하며 나를 (성적) 대상화했다는 것에 너무 화가 난다”고 적었다.

그는 현역으로 복귀하면 세상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실제로 내가 할 말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10대 골프 신동으로 이름을 알린 시절에는 몰랐던 여성 운동선수에 대한 불평등과 무지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복귀에는 19일 첫 돌을 맞는 딸도 영향을 끼쳤다. 그는 “19일 첫 생일을 맞는 딸 마케나 카말레이 유나 웨스트가 앞으로 성장해 남성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위 웨스트는 2014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LPGA 통산 5승을 거뒀다. 2004년 미국프로골프(PGA)에 도전하며 성대결로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복귀한 대회에서는 컷 탈락 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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