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서 하차하는 서학개미들… 5월 순매수, 1년만에 최저

김자현 기자

입력 2021-06-03 03:00 수정 2021-06-03 03:05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금리인상 우려-머스크 쇼크 등 잇단 악재 속출… 주가 변동폭 커져
국내 투자자들 이탈현상 뚜렷… 1월 순매수액의 10분의 1도 안돼
아마존에 순매수 1위 자리 내줘… 전문가들은 향후 전망 엇갈려


테슬라 모델Y 뉴스1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국내 ‘서학개미’ 해외주식 순매수 1위 자리를 8개월 만에 아마존에 내줬다. 최근 금리인상 우려 등 잇단 악재 속에 주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순매수 금액은 약 8080만 달러(약 894억 원)로 아마존(8139만 달러)에 이은 2위로 집계됐다. 테슬라의 순매수 규모가 1억 달러를 밑돈 건 지난해 5월(6290만 달러) 이후 처음이다. 테슬라 주가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883.09달러)를 기록했던 올해 1월(9억3915만 달러)과 비교하면 10분의 1도 안 되게 쪼그라들었다.



테슬라 투자 열풍이 시들해진 건 최근 테슬라가 마주한 악재들이 주가 변동 폭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해 초 80달러대에서 올해 1월 883달러로 1년여 만에 10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2월 중순부터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며 주가가 500달러대까지 폭락했고, 이후 500∼70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을 둘러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리스크도 테슬라 주가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초만 해도 비트코인을 띄우는 발언을 이어갔던 머스크는 지난달 돌연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사용한 차량 구매 결제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해 시장을 뒤흔들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해 테슬라에 서한을 보내 머스크의 무분별한 트윗 발언에 대해 경고했다고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머스크가 ‘테슬라 주가가 너무 높은 것 같다’는 트윗을 올리며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변호사들의 검토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는 지난달 웨비나에서 “고성장이 기대되는 기술주들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테슬라 지지를 고수했다.

반면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을 진단해 큰돈을 번 마이클 버리는 최근 SEC에 1분기 말 기준으로 ‘테슬라 하락에 배팅하는 풋옵션 80만여 주(약 5억340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미 대형 은행 웰스파고는 지난달 24일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 테슬라가 수요 부족 문제에 직면할 수 있고,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에 대한 당국의 규제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목표 주가로 590달러를 제시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