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Special Report:]자투리 시간을 의미있게 만들어줘요… 아주 쉽게

송수진 고려대 글로벌비즈니스대학 교수 , 장재웅 기자

입력 2021-06-02 03:00 수정 2021-06-02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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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시대에 오디오 기반 SNS가 뜨는 이유는

비디오의 시대에도 오디오가 소비자와 소통하는 요긴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클럽하우스의 인기로 큰 관심을 모은 오디오 SNS를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수단으로 삼기 위해서는 오디오의 대표적 특성인 쉬운 멀티태스킹, 낮은 진입 장벽, 편리한 소통 등의 특성을 잘 활용해야 한다.

올해 초 오디오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가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으면서 음성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Z세대들의 오디오형 유튜브라 불리는 스푼라디오나 오디오북 서비스 기업 윌라, 팟캐스트 서비스 팟빵 등이 대표적 사례다. 영상의 시대, 오디오 기반 서비스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이들 오디오 기반 서비스들은 기업의 새로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될 수 있을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1년 5월 2호(321호)에 실린 기사, ‘오디오 SNS를 마케팅에 잘 활용하려면’을 요약, 소개한다.

○ 오디오 기반 SNS의 인기 이유
오디오 기반 서비스들이 최근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나의 정서를 공유해 가상 공간에서 친밀감을 얻고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 공간은 오프라인상의 지인, 친구들과 공간적 제약 없이 교류하거나 사이버상의 친구나 지인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로 쓰일 수 있다. 둘째, 자신과 같은 취향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얻기도 하고 정서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셋째,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한 지식 및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의 견해를 듣거나 그들의 토론 내용을 듣기 위해서이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토론을 통해 다양한 사안과 다각적인 시각을 습득할 수 있다. 넷째, 내가 평소 좋아하던 사람들, 만나보고 싶었던 사람과 접촉해볼 수 있는 기회라 사용한다.

오디오 SNS는 특히 다른 SNS에 비해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고 진입 장벽이 낮다는 강점이 있다.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방식은 크게 소비(consuming), 기여(contributing), 제작(creating)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글이나 영상을 보거나 듣는 것이 소비,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작성하거나 링크를 공유하는 것이 기여,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거나 글을 작성해 포스팅하는 행위들이 제작에 해당한다.

또한 오디오 기반 SNS는 멀티태스킹에 적합하다. 이미 기존의 매체들로 점령당한 소비자의 틈새 시간을 빼앗아 오는 데 적합하다는 뜻이다. 소비자들의 자투리 시간은 이미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점령했다. 하지만 이동 시간이나 업무 시간, 식사 시간, 가사일 하는 시간과 같은 틈새 시간은 여전히 존재한다. 다른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시에 귀만 기울이면 들을 수 있는 매체인 오디오 SNS가 블루오션이 되는 셈이다.

○ 초개인화 마케팅 채널
그렇다면 오디오 SNS로 기업들은 어떤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을까? 먼저, 세분화된 청중을 타깃으로 개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오디오 SNS에 회원으로 가입할 때 관심사를 설정하게 돼 있다. 동시에 여러 개의 세션이 열리는데 수천 개의 취향과 주제, 관심사와 활동 시간대별로 방들이 열리고 닫힌다. 기업 입장에서는 저절로 초세분화가 돼 타기팅하기 용이해진다. 잠재 고객, 실질 고객, 타깃 고객들이 어떤 방을 주로 방문하고, 누구를 팔로하는지 고객의 접점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 축적이 가능해진다. 이런 데이터에 접근 가능하다면 좀 더 세밀화된 취향 저격 마케팅을 할 수 있다. 즉시성과 폐쇄성을 활용한 한정 판매 방식을 적용해 직접적인 상거래 채널로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클럽하우스가 단기간에 유명해진 것에는 소비자들의 FOMO(Fear of Missing Out·혼자만 배제되는 데 대한 두려움) 심리도 영향을 끼쳤다. 녹음조차 불가능한 라이브 오디오 SNS는 반대로 이런 성질을 이용해 희소성이 높은 상품의 판매나 홍보 활동을 전개하며 입소문 효과를 모색해볼 수 있다. 오디오 SNS 역시 비슷한 기능을 할 수 있다. 실시간 소통 시 제공하는 할인 쿠폰이나 사은품 등은 새로운 고객을 유인할 수 있음은 물론 기존 고객을 붙잡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 소비자를 팬으로 만드는 소통 창구
오디오 SNS는 또한 불특정 다수에게 브랜드에 대해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킹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신제품 아이디어에 참여하고 스스로 판매원이 돼 홍보할 뿐 아니라 팬이 돼 생산자조차 예상치 못한 문화를 만들어 나간다. 자생적으로 브랜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하고 SNS를 놀이터로 만든다. 서로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브랜드 탄생일에 기념행사를 주최하기도 한다.

이런 자발적 활동은 충성도를 높일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이때 소비자들이 창조하는 브랜드 이미지는 기업이 기대하지 않았던 변형된 모습이거나, 부정적인 이미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직접 메시지를 생산하고 유통하기에 확산의 속도도 빠르고 메시지에 대한 신뢰도도 높다. 기업은 자사나 자사의 상품과 관련된 이슈가 논의되는 공간이나 기관을 골라 후원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즉, 빙그레의 ‘빙그레우스’ 같은 브랜드 캐릭터나 연예인 등 인간 광고 모델이 브랜드 대변인으로 활동할 경우, 이들과 참여자들이 함께 대화하는 이벤트도 기획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재미있고 특별한 경험은 열광적인 브랜드 팬 커뮤니티를 만드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오디오 SNS를 마케팅에 활용할 때 조심해야 할 점도 있다. 실시간으로 진행하면서 예측하지 못한 사건이나 설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자체적으로 유입을 창출하기엔 제한적이란 점 등도 고려해야 한다.

송수진 고려대 글로벌비즈니스대학 교수 songsj@korea.ac.kr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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