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급락에 ‘김치 프리미엄’도 4분의 1토막…25%→6.31%로

김광현 기자

입력 2021-06-01 11:58 수정 2021-06-0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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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이 최근 반 토막 나면서 국내거래서 시세와 해외거래소 시세의 격차인 이른바 ‘김치프리미엄’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오전 10시45분 현재(한국 기준)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개당 4405만 원(3만976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미국의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4143만3925원(3만7402달러)에 거래가격이 형성됐다. 김치프리미엄은 6.31%(261만6075원)이다.

또다른 가상화폐인 이더리움도 바이낸스에서 2682.78달러, 업비트에서는 315만8000원에 각각 거래됐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의 김치프리미엄 역시 6.4% 수준이다.

김치프리미엄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12% 정도에 머물렀고, 지난해에는 20% 수준을 유지했다. 한창 가상화폐 가격이 오르던 올해 4월에는 김치프리미엄이 25%까지 뛰어올랐다.

이는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미국 투자자보다 25% 더 많은 웃돈을 주고 비트코인을 샀다는 의미다. 그런데 현재 그 격차가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김치프리미엄이 이처럼 큰 폭으로 들쑥날쑥하는 데에는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성향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흔히 말하는 ‘냄비성향’인데, 오를 때는 확 질렀다가 내릴 때는 그만큼 빠른 속도로 빠진다는 의미이다.

가상화폐 전문가 이충 다스아카데미 대표는 “한국인의 ‘빨리빨리’ 성향이 가상화폐 거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며 “미국에 비해 수요 변화에 대한 공급이 적절히 조정되지 못하는 것도 프리미엄이 크게 오르고 내리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때 김치프리미엄은 1차 가상화폐 광풍이 불었던 2018년 1월 60~70%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글로벌 통신기술이 발달하고, 금융거래가 활발한 시대에 이처럼 큰 가격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라운지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세가 보이고 있다. 2021.5.27/뉴스1 © News1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두 가지 요인을 꼽았다.

우선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에 비해 가상화폐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특히 집값 급등으로 부동산 등 자산 확보 기회가 줄어든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일확천금을 기대한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상화폐 거래에 제도가 정식으로 자리 잡지 못해 국가간 거래에 대한 제약이 매우 크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의 경우 테슬라 애플 등 외국기업 주식을 국내 증권사를 통해 수수료를 주고 개인이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매입할 수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의 경우 증권사 같은 역할을 할 합법적인 브로커가 없다.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을 매입하려면 거래소에 등록하고 원화가 아닌 달러로 지급해야하는데 등록 자체가 국적자가 아니면 어렵고 원화 거래는 아예 불가능하다. 현지인을 통한 편법을 동원할 수도 있지만 외국환 거래법 위반 소지가 높다.

이 대표는 “국내외 암호화폐 시장의 여러 가지 거래조건 제약이나 투자성향 등을 감안했을 때 1~3% 수준의 프리미엄이 적당한 수준인 것 같다”면서 “프리미엄이 줄어드는 것은 정상화 과정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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