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급식 첫 폭로’ 51사단, 의원들엔 ‘삼겹살 특식’

신규진 기자

입력 2021-05-31 03:00 수정 2021-05-3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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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식단” 비판 이어져… 軍 “방문일정과 공교롭게 겹친 것”

지난달 18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51사단 예하부대의 부실 급식(위 사진). 26일 51사단 예하부대가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에게 제공한 삼겹살이 담긴 점심(아래 사진). 사진 출처 페이스북·국민의힘 강대식 의원 제공

부실급식 사태로 질타를 받고 있는 군 당국이 급식 상황 점검을 위해 부대를 방문한 야당 의원들에게 일상적인 식단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씩만 나오는 특식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군은 특식 제공 일정이 정치인 방문과 우연히 겹쳤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군 당국이 부실급식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은 채 실태를 숨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한기호 신원식 강대식 이채익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은 26일 경기 화성시 육군 51사단 예하부대를 방문했다. 이때 제공된 점심 메뉴는 해물된장찌개와 삼겹살, 상추쌈, 배추김치였다. 특히 삼겹살이 식판에 가득 담겨 있었다. 51사단이 ‘1인 기준량’이라며 공개한 이 식단은 한 끼에 약 8000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병 한 끼 식단 평균인 2930원의 약 2.7배 수준이다.

이에 대해 군은 한 달에 한 번 제공하는 특식 일정이 공교롭게 의원들의 방문 일정과 겹쳤다고 해명했다. 해당 부대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삼겹살데이’로 정해 놓았다고 한다. 또 방문 부대나 날짜도 의원실과 사전 조율을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군은 의원들에게 이날 점심이 특식이라고 안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야당 의원들의 현장 점검에 맞춰 보여주기식 식단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제기됐다.

육군 51사단은 군 내 부실급식 문제 제기가 처음 이뤄졌던 곳이기도 하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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