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의 제왕’ 문경준, 6년 설움 날렸다

강홍구 기자

입력 2021-05-31 03:00:00 수정 2021-05-31 0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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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챔피언십 8언더 통산 2승
2019시즌 우승 없이 ‘KPGA대상’
“꾸준하지만 뒷심 부족” 털어내


KPGA 제공

2019시즌 우승 없이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한 이후 문경준(39·NH농협은행·사진)에겐 ‘무관의 제왕’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15개 대회에서 한 차례도 컷 탈락하지 않고 톱10에만 7차례 든 꾸준함의 대명사가 됐지만 늘 우승에 대한 갈증에 시달렸다. 주변에서 ‘뒷심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을 때마다 자기 자신을 채찍질했다. 긴장된 상황에서 무너지지 않게 체력부터 기르고 스윙 변경에 때론 골프 멘털, 명상 관련 책이나 유명 인사의 자서전 등을 찾아 읽기도 했다.

긴 가뭄 끝에 우승이라는 단비가 내린 건 만 6년, 69개 대회 만이었다. 문경준이 30일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GC(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오랜 무관의 설움을 씻었다. 이날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따내며 최종 합계 8언더파 208타로 2위 함정우를 한 타차로 제쳤다. 2015년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에 이어 통산 2승을 거두며 상금 1억4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문경준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계셨으면 훨씬 기뻤을 것이다. 하늘에서 잘 보살펴주신 것 같다”고 가장 먼저 아버지를 기렸다. 세 아들을 둔 다둥이 아빠인 문경준은 이어 “얘들아. 아빠 우승했다. 고기 먹자”며 웃었다.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 자격으로 지난해 유러피안투어 시드를 얻은 문경준은 올 3월 케냐 사바나 클래식에서 ‘파4홀 홀인원’의 행운을 누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드가 연장된 만큼 “하반기에 빨리 백신을 맞고 유럽 투어에서도 잘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문경준은 8번홀(파3)에서 4.5m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추격의 불을 지폈다. 이어 13번홀(파4)에서 2m 버디를 따내며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 남은 4홀에서 모두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이번 대회 페어웨이 안착률 69.05%, 그린적중률 85.19%를 기록한 그는 시즌 제네시스 포인트 선두(약 1798점), 평균 타수 2위(71타)에 올라섰다. 1, 2라운드 선두였던 ‘디펜딩 챔피언’ 서형석(24)은 13, 14번홀 연속 보기가 뼈아팠다.

이번 대회는 기상 악화로 둘째 날(28일) 경기가 취소되면서 54홀로 축소 운영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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