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넉넉히 확보한 도요타, 최대 실적

서형석 기자

입력 2021-05-31 03:00 수정 2021-05-3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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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103%↑ 4월 86만대 판매…2011년 동일본대지진 후 전략 바꿔
반도체 등 부품 최대 4개월치 확보…전세계 대부분 공장 정상 조업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자동차 다카오카 공장에서 차량 생산이 진행 중인 모습. 도요타자동차 제공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역대 4월 월간 판매 중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주요 자동차 업체 실적이 좋아지고 있지만 그중 도요타의 실적이 가장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도요타는 4월 판매량이 85만9448대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42만3302대였던 지난해 4월보다 103% 늘어났다.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개월 연속 판매량 증가를 이어갔다. 앞서 3월에는 98만2912대를 팔며 월간 판매로는 1937년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이에 힘입어 1∼4월 판매량은 331만957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4% 실적을 늘렸다.

도요타가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미국 캐나다 체코의 공장에서만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중단과 감산을 겪었을 뿐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대부분 지역의 공장에서 정상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내 공장은 현지 반도체 업체 르네사스의 3월 공장 화재 영향으로 6월 중 공장 두 곳의 생산 중단을 계획하고 있는 게 전부다.

도요타는 과거에는 부품이 필요할 때마다 주문해 공급받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후 전략을 바꿨다. 이전에는 도요타가 부품 재고를 떠안을 필요가 없어 효율적인 관리방식으로 통했지만 동일본 대지진으로 도요타 공장과 부품사 생산이 모두 멈춘 걸 계기로 적어도 수개월 치의 생산을 위한 물량을 미리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부품마다 1∼4개월씩 재고를 넉넉히 갖추는 조달체계를 도입했고 부품 협력업체들과 중장기 생산 계획을 자세하게 공유하고 있다. 부품사들은 재고를 떠안을지 모르는 부담을 딛고 안정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자동차업계는 이를 도요타가 반도체 보릿고개를 넘는 비결로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 수요가 회복된 가운데 특히 중국에서 타사 대비 좋은 성과를 거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1∼4월 84만2377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45.1% 늘렸고 중국에선 63만3849대를 팔아 53.2% 늘리는 데 성공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은 판매량을 미국에서 41.8% 늘렸지만 중국에선 독일 및 일본계, 현지 업체 경쟁에서 밀리며 5.5%에 그쳤다. 도요타의 중국 판매량은 2019년부터 일본 판매량을 역전하며 도요타의 주요 시장 실적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 규모로 올라섰다.

닛산 혼다 등 일본의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닛산은 전 세계에서 4월 35만8656대를 팔아 지난해 4월보다 판매량을 65.1% 늘렸다. 판매량 대신 생산량을 밝히는 혼다 또한 전 세계에서 4월에 41만4532대를 생산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8% 늘렸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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