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는 거대한 전환… 기술변화-탈탄소 접목이 새 경쟁력”

김자현 기자

입력 2021-05-27 03:00 수정 2021-05-27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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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크 켈 아라베스크그룹 회장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시대에는 기술 변화와 디지털화를 탈(脫)탄소와 어떻게 접목하느냐가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글로벌 핀테크 기업 ‘아라베스크그룹’의 게오르크 켈 회장(사진)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탄소배출권 거래 등 탈탄소화는 글로벌 무역 이슈뿐 아니라 지정학적 이슈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라베스크그룹은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ESG, 빅데이터 기반의 지속 가능 투자 및 자문 서비스 등을 하고 있다.

켈 회장은 “ESG는 한마디로 산업 시대에서 벗어나 디지털과 청정에너지 중심의 미래로 인식이 바뀌는 거대한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켈 회장은 유엔 산하기구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의 초대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지속가능경영’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2004년 UNGC 사무총장으로 있으면서 ESG 개념을 처음 만들 때만 해도 세계적인 움직임이 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거스르기 힘든 돌풍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연환경이 한계점에 도달한 데다 기술 발전을 통해 데이터 분석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환경을 중요시하는 개인주의가 강해진 점”을 ESG 돌풍의 이유로 꼽았다.

켈 회장은 특히 ‘테크놀로지’와 ‘디지털화’가 ESG 혁명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화로 ESG 정보도 시시각각 평가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투자 방식이 ESG 투자의 뉴노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e-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새로운 기술은 그 자체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실물경제의 핵심”이라며 “스마트하고 고효율적인 테크놀로지가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3자 평가기관이나 국제기구들이 지표 등을 만들어 국내외 기업의 ESG 수준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평가 지표들의 상관관계가 약하거나 평가 요소의 빈틈을 예상 측정치로 채우는 등 편견이 동반돼 투자 결정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켈 회장의 견해다.

켈 회장은 “탄소배출 같은 ESG 데이터는 공공재처럼 모든 기업이 공개해야 하고, 모든 사람이 접근 가능한 필수 정보가 되고 있다”며 “따라서 인적 편견이 제외된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raw data)를 바탕으로 ESG 관리 방식을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의 ESG 대응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호평을 내놨다. 아라베스크가 세계 6000여 개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을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의 69%는 유엔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제시한 지구 온도 상승 유지 목표 달성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켈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여전히 주에너지원인 석탄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지만, 간접적인 배출량 저감을 위해 테크놀로지 활용이 활발한 점이 경쟁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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