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족 급증에 쓰레기도 ‘수북’…커지는 ‘쓰확행’

강은지 기자

입력 2021-05-26 10:21 수정 2021-05-26 10:5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코로날리지(Corona+Knowledge)] <15>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맞게 된 비대면 사회.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자리 잡으면서 늘어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쓰레기입니다. 특히 각종 배달 용기와 택배 포장재는 그야말로 ‘폭증’ 수준입니다.

● 코로나19로 폭증한 쓰레기
각 가정에서 내 놓은 쓰레기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배출되는 쓰레기도 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하루 평균 버려진 종이 폐기물은 전년 동기 대비 24.8% 늘었습니다. 택배 등 각종 종이상자가 대부분입니다.

플라스틱은 같은 기간 18.9% 증가했습니다. 배달음식을 담는 용기처럼 각종 포장용기로 추정됩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택배 상자 안에 넣는 완충재, 신선식품을 담아 배송하는 스티로폼(발포수지)는 14.4%, 각종 상품들을 꽁꽁 싸거나 담는 비닐은 9.0% 늘었습니다.

가정에서 하루 평균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된 쓰레기(생활폐기물) 역시 2만888t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7% 늘었습니다.

● 고민 커지는 매립지·지자체
서울 인천 경기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쓰레기가 늘다보니 쓰레기 문제를 총괄하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쓰레기 처리시설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고심이 깊은 곳은 인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입니다.

수도권매립지에 반입된 생활폐기물은 지난해 74만8228t에 달합니다. 서울 인천 경기 가정에서 종량제봉투에 넣어 배출한 쓰레기가 이 곳으로 옵니다. 2018년(70만5985t)에 비해 4만2243t이 늘었습니다.

이는 ‘생활폐기물 반입총량제’ 위반입니다. 반입총량제는 수도권매립지에 반입하는 쓰레기의 양을 줄여보기로 서울-인천-경기도가 자율적으로 한 약속입니다. 수도권지자체들은 2020년부터 쓰레기를 줄이기로 2019년 약속한 바 있습니다. 2020년에는 2018년 대비 10% 줄이고, 2021년에는 15%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수도권매립지는 머지않아 더 이상 쓰레기를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꽉 차가고 있습니다. 집 앞에 내 놓으면 당연히 치워주던 쓰레기봉투가 그대로 있다면? 계속 쌓인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한 일입니다. 늦게라도 ‘올해는 모두가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 ‘쓰확행’(쓰레기를 줄이는 확실한 행동)에 나서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 가게(쓰레기 없는 가게) ‘알맹’. 포장재 없는 제품이나 덜어서 살 수 있는 제품만 판매한다. 동아일보 DB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 가게(쓰레기 없는 가게) ‘알맹’. 포장재 없는 제품이나 덜어서 살 수 있는 제품만 판매한다. 동아일보 DB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최근 쓰레기 감량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쓰확행(쓰레기를 줄이는 확실한 행동)’입니다. 캠페인은 각 지자체(기관)별 쓰레기 감량 정책 릴레이 챌린지, 수도권 소재 제로웨이스트 가게(쓰레기 없는 가게) 발굴, 다회용기 사용 장려 등입니다.

우선 서주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이 나섰습니다. 서 사장은 ‘종이 없는 회의 추진’을 공언했습니다. 다음 주자로는 염태영 수원시장과 조광한 남양주 시장을 지목한 상황입니다. 수원시는 종량제봉투 속 쓰레기를 표본 검사해 재활용 폐기물이 섞여 있을 경우 해당 동의 쓰레기는 반입 정지 처분을 내리는 강력한 쓰레기 감량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남양주시는 생활폐기물 20% 감량을 목표로 아이스팩 재사용 사업을 솔선수범하고 있습니다.

또 공사는 환경스타트업 노프(NOFF)와 함께 조만간 ‘수도권 쓰레기 없지도’를 제작해 배포할 예정입니다. ‘수도권 쓰레기 없지도’는 수도권에 있는 제로웨이스트 가게와 리필스테이션, 다회용기 장려가게 등을 표시한 지도라고 합니다.

최근 쓰레기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제로웨이스트 가게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주부 임모 씨(39)는 “가정에서도 매번 필요 이상으로 포장돼 오는 택배나 포장·배달음식의 재활용쓰레기를 뒤처리 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며 “버릴 때마다 자원을 낭비하고 환경을 파괴한다는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마트에 갔을 때 같은 상품이 있다면 되도록 쓰레기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착한 상품’을 고를 것”이라며 “과대포장이 일상화 된 아이들 과자나 화장품 포장도 달라지는 걸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소비자 욕구를 채워줄 ‘수도권 쓰레기 없지도’가 어서 나오면 좋겠네요. 제작 중인 미완성본이라도 보고 싶으시다면 노프 홈페이지를 보시면 됩니다. 최종본은 올 하반기, 10월경 나온다고 하네요!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