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시즌 3승 비결은 코로나로 집콕 운동”

김정훈 기자

입력 2021-05-26 03:00 수정 2021-05-26 03:06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해외전훈 못 가 근력운동 주력
1개 하던 턱걸이 7개까지 가능
허리통증 줄고 비거리 부쩍 늘어


올 시즌 KLPGA투어 6개 대회에서 3승을 거두며 최강자로 떠오른 박민지(왼쪽)와 어머니 김옥화 씨.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인 김 씨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딴 은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SBS골프 제공

박민지(23·NH투자증권)는 이번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지배하고 있다. 6개 대회에서 3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상금, 다승 등 주요 부문에서 1위를 독주하고 있다. 최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이어 23일 끝난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2연속 정상에 섰다.

이런 활약에 대해 박민지의 어머니 김옥화 씨(62)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해외 전지훈련을 못 간 게 오히려 ‘약’이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1980년대 한국 핸드볼 국가대표로 뛰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는 한국 핸드볼이 사상 첫 은메달을 따는 데 주역이었다. 박민지가 눈부신 활약을 하는 것은 어머니에게서 뛰어난 유전자를 받은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김 씨는 “골프 선수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민지가 허리 통증을 많이 호소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동계훈련을 국내에서 하게 되면서 예전보다 근력 강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평소보다 두 배의 체력 훈련을 통해 근력을 키워 허리 통증을 호소하지 않으면서 샷에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했다. 박민지는 1개도 겨우 할까 말까 했던 턱걸이를 겨울 동안 7개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근력을 키우면서 클럽 헤드 스피드도 빨라져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지난해 243야드에서 올 시즌 252야드로 10야드 가까이 늘었다.

김 씨는 또 박민지의 ‘멘털’ 역시 올 시즌 성과에 한몫을 한다고 했다. “루키 시절 연습 때 엄마가 ‘이거 해라’ ‘저거 해라’라고 주문하는 부분에 대해 민지가 묵묵히 따라줬는데 그게 본인에게는 스트레스였다고 하더라. 어느새 5년 차에 접어들면서 본인이 ‘내가 알아서 한 뒤 좋은 결과를 보이겠다’고 했다. 그 뒤로 본인이 알아서 스케줄을 짜 훈련과 휴식을 본인에게 맞게 하면서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래도 박민지는 어머니의 조언을 결코 흘려듣는 법이 없다고 한다. “도움이 된다면 늘 귀담아듣고 실천하는 게 또래 선수들과 다르다.” 박민지를 잘 아는 지인의 얘기다.

박민지는 연초에 42위였던 세계 랭킹이 어느새 20위까지 뛰어올랐다. 7월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서 어머니의 뒤를 이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꿈을 품을 만하다. 김 씨는 “민지도, 저도 KLPGA투어만 뛰고도 세계 랭킹이 이렇게 올라 깜짝 놀랐다”면서도 “올림픽에 대한 욕심이 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올해는 도저히 안 되고, 4년 뒤에는 어떨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한다”며 웃었다.

박민지는 28일부터 30일까지 경기 이천시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열리는 E1 채리티오픈에 출전해 2009년 유소연 이후 12년 만의 3연승에 도전한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