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컬슨 늦깎이 우승, 우즈 재활 의지에 불붙일까

강홍구 기자

입력 2021-05-25 03:00 수정 2021-05-2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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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의 메이저대회 석권에 가려 만년 2인자 머물렀던 미컬슨
5년전부터 서로에 마음 열고, 차량 전복사고땐 우즈 위로
라이벌에서 동반자로 바뀌어


캐디 맡은 동생과 포옹하는 미컬슨 필 미컬슨(오른쪽)이 24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PGA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파 퍼트를 성공한 뒤 동생이자 캐디인 팀 미컬슨과 기쁨의 포옹을 나누고 있다. 키아와 아일랜드=AP 뉴시스

“필 미컬슨(51)이 50세에 다시 우승을 하는 걸 보니 정말 감동적이다. 축하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는 24일 미컬슨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PGA 챔피언십 우승 뒤 자신의 트위터에 이 같은 축하 글을 남겼다. 2019년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 당시 미컬슨이 냅킨에 적은 “당신이 우승해 매우 행복하다”는 손 편지를 떠올리게 하는 메시지였다.

미컬슨이 메이저 대회 최고령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쓰면서 그의 골프 인생 내내 최고의 경쟁자이자 동반자로 동행한 우즈와의 관계도 재조명받고 있다. PGA투어 통산 45승에 빛나는 미컬슨의 이름 앞에 ‘만년 2인자’라는 단어가 붙은 건 전적으로 우즈 때문이었다. 우즈보다 4년 빠른 1992년에 투어 데뷔를 한 미컬슨은 2000년대 초중반 전성기를 보내면서도 매번 우즈의 벽에 가려 한 번도 세계랭킹 1위에 오르지 못했다.

24일 타이거 우즈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필 미컬슨을 향한 축하 메시지. 타이거 우즈 트위터 캡처
투어 데뷔 13년차인 2004년 마스터스에서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할 정도로 메이저 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이 때문에 메이저 대회 최강자로 불리던 우즈와 종종 비교가 됐다. 미컬슨은 이번 우승에도 불구하고 US오픈 우승이 없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지 못했다.

껄끄러운 앙숙 관계였던 두 선수는 2016년 라이더컵을 계기로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당시 부단장(우즈)과 선수(미컬슨)로 함께 대회를 준비하면서 사이가 가까워졌다. 2018년 마스터스를 앞두고 두 선수가 20년 만에 함께 연습 라운드를 치르기도 했다. 이후 2018년 더 매치, 2020년 캐피털 원 더 매치 등 이벤트 대회를 함께 성사시키며 라이벌보다는 동반자로 주목받았다.

올 2월 우즈가 차량 전복 사고로 수술대에 오르며 당분간 두 선수의 동행은 보지 못하게 됐다. 당시 미컬슨은 “모두가 응원하고 기도하고 있다”며 우즈를 향한 응원을 보냈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 자택에서 재활 중인 우즈는 최근 2021 라이더컵 미국 팀 부단장 선임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평생의 라이벌 미컬슨의 우승 소식이 우즈의 재활 의지를 부채질하진 않을지 골프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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