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반도체·배터리 협력 강조…44조 규모 대미투자도 탄력

뉴스1

입력 2021-05-22 11:34 수정 2021-05-2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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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삼성전자가19조원을 투자해 미국에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모습. (삼성전자 제공) 2020.5.21/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의약품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와 한미 양국 기업 간 협력에도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의약품 등은 삼성, 현대차, SK, LG 등 한국 4대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분야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미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 등 첨단 제조 분야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첨단 신흥기술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양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민간 우주탐사, 6G, 그린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해외 원전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삼성전자가 미국 내에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추가 건설에 170억달러(약 19조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을 비롯해 한국의 4대 기업이 44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해당 기업 대표이사들을 기자회견 도중 일으켜 세워 박수를 보냈다.

그는 ”앞으로 협력이 기대되며 이 같은 투자로 인해 좋은 고용이 많이 창출될 것“이라며 ”전기차 배터리나 반도체 부분의 공급망이 강화될 것으로, 앞으로 우리 미래의 투자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44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한국 기업의 투자는 반도체, 배터리에 집중됐는데,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바이오·의약품, 희토류 등과 함께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품목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AI(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첨단산업의 핵심인프라인 반도체, 배터리에서 중국에 우위를 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와 관련한 원천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자국 내 생산시설은 부족하다. 전기차 배터리 역시 글로벌 점유율 1위인 CATL을 비롯해 중국 기업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것과 달리 미국은 이렇다할 배터리 생산기업이 부재해 한국 기업과의 협업이 절실하다.

미국 조지아주 제1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SK이노베이션 제공) © 뉴스1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미국 내) 170억달러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를 계획 중으로, 이를 통해 양국 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추후 구체적인 투자지역과 시기를 발표할 것으로 예정인 가운데, 이번 투자 발표는 그간 바이든 대통령이 요청해 온 대미 투자 요청에 화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에 AI, 낸드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투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 기업은 각각 미국 완성차 업체와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통해 약 140억달러(15조78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추진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월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를 통해 총 2조7000억원을 투자, 제2합작공장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미국에만 5조원 이상을 단독 투자해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 설립을 통해 2025년까지 연산 6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투자금액은 총 6조원가량으로 양사 간 지분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절반을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충전 인프라 확충 등에 74억달러(약 8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의 활발한 협력도 전망된다. 미국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이 기대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존림 사장은 ”바이오 분야에서 미국 기업과 새로운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고,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노바백스와 긴밀히 협력해 조만간 안정적인 백신 생산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한국 기업인들은 이번 문 대통령 순방길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방미 인원을 최소화해달라는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이전과 같은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아닌 비공식적 형태로 동행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를 모두 하는 기업을 이끌고 있다“며 ”바이오 등 3대 중점 산업의 대(對)미 투자를 확대하고, 미국 사회와 시민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서울=뉴스1)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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