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억 상당 ‘불법 짝퉁 車부품’ 적발… 현대모비스 “갈수록 교묘하고 대담해진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1-05-21 11:04 수정 2021-05-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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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위해 부품 정품 확인 반드시 필요”
현대모비스, 대구세관과 합동 단속
짝퉁 브레이크패드·완충기 등 15만개 발견
10만개 부품 중동지역 유통 확인
국내 유통 가능성↑
소비자 안전 위협할 수 있어 주의해야
유사상표 등록까지 시도


자동차 모조부품 불법 생산과 해외유통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함 발생 시 운전자와 승객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승인되지 않은 모조부품들이 국내에도 유통될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대모비스는 관세청 대구본부세관과 합동 단속을 벌여 ‘짝퉁(모조품)’ 자동차 AS부품을 제조해 해외로 수출한 업체를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합동 단속에 나선 관세청 대구본부세관은 상표법 위반 혐의로 해당 업체를 검거했다.

이번에 적발된 짝퉁 부품은 15만점 규모다. 브레이크패드와 완충기가 발견됐다. 정품으로 환산하면 56억 원 상당 물량에 해당한다. 경북 김천시 소재 해당 제조업체 압수수색 당시 이 업체 창고에서는 수출 대기 중이던 짝퉁 브레이크패드 10만여 점과 불법 위조된 포장박스, 홀로그램, 라벨지 등이 발견됐다. 브레이크패드와 완충기 5만여 점은 지난 2019년 12월부터 작년 11월에 걸쳐 아랍에미리트(UAE)와 리비아, 알제리 등 해외에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에서 국산차가 인기를 끌고 현지 바이어들이 한국으로부터 직수입된 부품을 선호한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내 대표 자동차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 상표를 불법 도용해 짝퉁 부품을 제조한 뒤 부산항을 통해 수출해왔다. 또한 중국에서 위조 완충기를 제조해 부산항으로 반입한 뒤 국내 통관 없이 반송하는 방식으로 부품을 수출해 해외바이어 수입조건을 충족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대담하고 교묘한 수법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한국 브랜드를 강조하기 위해 현대모비스 상표인 ‘베스핏츠(BESF1TS)’와 유사한 ‘뉴 베스핏츠 코리아(NEW BESF1TS KOREA)’라는 상표로 수출을 추진했다. 국내 상표권 효력이 해외에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중동 현지에서는 해당 상표를 등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동일한 상표에 대한 특허청 등록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당 상표는 유사상표로 거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브랜드 위상이 높아지면서 짝퉁 부품을 제조해 유통하는 업체들의 방식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교묘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모비스는 짝퉁 부품이 오랜 시간 동안 시장에서 구축한 브랜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부실한 품질로 소비자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조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브랜드 신뢰와 소비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세계 각국 사법기관과 협조해 짝퉁 부품을 발본색원할 것”이라며 “국내 유통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자동차 정비 시 정품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꾸준히 짝퉁 부품 단속을 벌여 2019년 371억 원, 작년 110억 원 규모 부품을 압수해 폐기한 바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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