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의 진화… VR기기 없어도 ‘OK’

신동진 기자

입력 2021-05-21 03:00:00 수정 2021-05-21 03: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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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셜, 인터랙티브 웹 버전 출시… 3D 아바타, 키보드-마우스로 조작
교육-놀이-가상전시회 등 영역 확장… 가상부동산 파는 플랫폼도 생겨
SKT, 메타버스 골프중계 개발중





“이제 함께 화성으로 텔레포트(순간이동) 하겠습니다.”

18일 미국의 원격 협업 스타트업 ‘스페이셜’의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상의 회의실. 행사를 주최한 이진하 스페이셜 공동창업자 겸 최고제품책임자(CPO)가 3월 50만 달러(약 5억6000만 원)에 거래된 디지털 주택 ‘마스 하우스(화성의 집)’를 설명하기 무섭게 화면 배경이 주황빛 하늘과 검은 산맥 전망으로 바뀌었다. 정교한 그래픽 작업을 거친 가상공간뿐 아니라 집, 사무실 등 실물을 그대로 3차원(3D) 스캔한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날 스페이셜은 가상현실(VR) 기기 없이도 PC 모니터 화면을 통해 가상공간 협업을 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웹 버전을 출시했다. 아바타를 움직이거나 파일을 옮기는 등 기존에 VR 헤드셋을 써야만 가능한 모션과 기능의 사용자 경험(UX) 장벽을 없앤 것이다. 실물 사진을 스캔한 3D 아바타를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으로 자유롭게 움직이고, 사진 영상 문서 등을 원하는 크기로 원하는 위치에 옮길 수 있어 대면회의를 하는 것 같은 몰입감을 준다.

스페이셜은 원래 증강현실(AR) 기술로 기업의 원격 회의나 작업을 돕는 B2B(기업 간 거래) 스타트업이었다. 로그인 하려면 3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AR안경과 기업용 유료 아이디가 필요했다. 하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무료 개방했다.

1년 만에 누적 사용시간이 1000만 분을 넘으면서 교육, 놀이, 가상 예술품 전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스타워즈 팬들이 영상과 굿즈로 꾸민 동호회 아지트에선 아바타가 광선검을 들고 싸울 수 있다. 예술품 작가들은 전시 콘셉트에 맞는 디지털 미술관을 설계했다. 이 CPO는 “최근 디지털 예술품이나 건축 공간 등 3D 콘텐츠를 경험하기 위해 스페이셜을 찾는 일반인 고객이 크게 늘었다. 3D 가상세계가 예술적 표현을 창의적으로 구현하고 문화를 공유하는 ‘메타버스’(현실과 혼합된 가상세계) 공간으로 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 세계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경제성 때문이다. 디지털 작품의 가치와 소유권을 증명하는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이 도입되며 디지털 그림, 음원 등 10만 점에 전 세계에서 약 2000억 원이 넘는 거래가 성사됐다. 스페이셜이 공개한 마스 하우스도 입장료를 받을 예정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만든 AR 플랫폼 ‘제페토’에서는 아바타들이 놀 수 있는 맵 설계나 의상 디자인으로 매월 3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직업이 나왔다. 가상 부동산 거래 플랫폼인 ‘어스2’에서는 구글 3D맵 기반으로 지구와 동일한 크기로 제작된 가상의 땅을 10m²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 광화문, 여의도, 강남 등 인기 지역들이 10m²당 평균 22달러(약 2만5000원)에 거래되며 새로운 가상자산으로 투자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메타버스 콘텐츠를 선점하려는 기업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VR 플랫폼 ‘알트스페이스’에서는 이달 15일 가수 하연이 인공지능(AI) 작곡가의 음악을 공연한 가상 콘서트가 열려 800여 명이 관람했다. 지난달 대기업 중 처음으로 ‘메타버스’ 부서를 만든 SK텔레콤은 아이돌 아바타를 활용한 K팝 메타버스 프로젝트와 동시에 카카오VX와 손잡고 메타버스 골프중계 기술 개발에 나섰다. 구글은 최근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상대방을 손에 만져질 듯 생생하게 볼 수 있는 3D 영상대화 ‘프로젝트 스타라인’을 공개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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