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아도 남는 게 없다”…치솟는 운임에 수출기업 부담 커져

뉴스1

입력 2021-05-20 06:47 수정 2021-05-20 06:48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부산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뉴스1 © News1

# 넥센타이어는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 많이 팔았지만, 실속을 챙기진 못했다. 해운 운임 상승으로 운반비가 83%나 급증하면서 영업이익률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매출은 49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7.9% 줄어든 132억원에 그쳤다. 증권사 전망치보다도 43% 밑도는 수치다.

치솟는 운임에 수출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장사가 잘돼도 비싼 운반비를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

20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매주 금요일 발표하는 상하이 컨테이너 해운운임지수(SCFI)는 지난 14일 TEU당 3343.34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초(2585.42)보다 29.3%나 올랐다.

발틱운임지수(BDI)도 2856으로 지난달 초(2072)보다 37.8%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568.85% 뛰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운임이 급등했다. 여기에 지난 3월 수에즈 운하 봉쇄 사태까지 겹치면서 운임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당장 해운업체인 HMM은 올 1분기 매출 2조4280억원, 영업이익 1조193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 기업들은 한숨이 깊어졌다. 판매 가격은 비슷한데, 나가는 돈만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 대비 수출·투자 규모는 63.8%(2020년 명목 기준)로 미국(28.1%)과 일본(37.9%), 중국(60.4%) 등 여타 국가에 비해 높다.

실제 올해 1분기만 보더라도 넥센타이어는 운반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풀무원식품도 주요 원재료 해상 운임이 오르면서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 삼양식품 역시 선박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해외 수요에 대응하지 못해 실적이 주춤했다.

중소수출기업들의 타격은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가 ‘관계부처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Δ선복량 추가공급 Δ운임지원 확대 Δ항만적체 완화 등 지원에 나섰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미 서부 주요항구에서 여전히 적체가 해소되지 않아 당분간 고운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연말 진행되는 선사들과의 내년 장기 운송계약(SC) 협상도 수출기업에게는 부담이다. 계약의 기준이 대부분 전년 평균 운임인데, 지금 추세대로라면 내년 계약운임 상승이 불 보듯 뻔하다.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추가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운반비는 비싸졌지만, 가격은 당장 올리기 힘들다”며 “정부의 추가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물류 등을 통해 물류비를 줄일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