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짊어진 삼 아까워 금 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1-05-20 03:00 수정 2021-05-2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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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전국서 봉축 법요식

19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은 불교 신도와 어린이들이 부처상에 물을 뿌리는 관불(灌佛) 의식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이 열렸다. 사진공동취재단

“경전에 삼(麻)을 지고 가던 사람이 금(金)을 보았지만 삼이 아까워 금을 두고 가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는 담마기금(擔麻棄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욕망과 분노로 출렁이는 습관을 내려놓으면 더 좋은 미래가 열린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인 1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법요식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사진)은 봉축사를 통해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봉축 법요식이 일제히 거행됐다.

조계사 법요식은 육법공양, 삼귀의례, 관불 등 불교 의식에 이어 불자대상 시상, 종정 진제 스님의 법어 등으로 진행됐다. 진제 스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연과 인간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깨닫게 됐다”며 “자연은 우리의 조상들이 깨끗하게 보존하기를 기원하며 물려준 것이며, 우리도 미래의 후손에게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원행 스님은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미얀마를 향해 “미얀마 당국은 북방의 부처님오신날인 (음력) 4월 초파일(19일)부터 남방의 부처님오신날인 4월 보름(26일)까지 모든 적대행위의 중단을 선언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는 축하 메시지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라는 비극이 우정의 끈을 단단히 묶어주고 있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연대와 실천하는 보살핌이라는 언제나 변하지 않는 메시지를 전해준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불교계가 여러 어려움을 감내하면서도 대자대비와 상생의 마음으로 방역의 모범을 보이고 힘든 이웃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법요식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좌석 간 1m 거리를 두고 200석의 간이의자만 배치됐다.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NCCK 이홍정 총무,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을 비롯한 종교계 인사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이 법요식에 참석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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