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선물샵’ 신장개업… ‘쇼핑’ 강화 카카오에 견제구

김성모 기자

입력 2021-05-20 03:00 수정 2021-05-2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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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의 네이버-‘선물’의 카카오
강점 총동원해 상대 영역 공략
선물하기 시장 판 커져 경쟁 가열
이커머스 전반서 주도권 다툴듯





카카오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 시장에 네이버가 도전장을 던지며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의 45만 개 ‘스마트스토어’가, 카카오는 그간 쌓은 ‘데이터’와 ‘카카오톡 연동’이 강점이다. 업계는 네이버가 이커머스를 확대 중인 카카오에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선물샵’이라는 별도의 탭을 열고 선물 상품의 추천을 강화했다. 네이버 애플리케이션(앱)의 ‘쇼핑·라이프’에 담긴 서비스다. 회사는 상황별 선물을 추천하는 ‘테마별 선물 편집샵’과 소상공인 작품을 선별한 ‘컬처샵’ 등을 추가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추천 기능을 도입하는 등 서비스를 보강했다”고 했다.

네이버는 2015년 말 선물하기를 시작했지만 스마트스토어 등 이커머스에 집중해왔다. 그러다가 최근 관련 서비스를 강화한 데에는 ‘카카오 견제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카카오는 전자상거래 업계 3위 ‘이베이’ 인수전에서 발을 뺐지만 여성 쇼핑 앱 ‘지그재그’를 인수하는 등 온라인 쇼핑 분야를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카카오톡’ 하단 네 번째 자리에 ‘쇼핑’ 탭을 신설하기도 했다.

선물하기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 쇼핑 시장은 네이버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카카오는 선물하기라는 ‘틈새시장’에서 꾸준한 성과를 거뒀다. 2010년 말 선물하기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커머스의 매출은 2018년 226억 원에서 지난해 5735억 원으로 25배로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물하기 시장은 영업이익률이 20%가 넘는 ‘알짜’라는 평가가 많다”며 “지난해 국내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이 3조5000억 원가량 되는데 이 중 카카오가 3조 원을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 선물하기 이용자는 217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그동안 쌓은 데이터를 서비스 핵심으로 꼽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적정한 타이밍에 시즌과 맥락에 가장 적합한 선물을 제안할 수 있다”고 했다.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즉각적으로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고 티파니, 구찌, 샤넬(뷰티) 등 여러 럭셔리 브랜드를 확보한 것도 강점이다.

네이버도 포털·이커머스 1위 지위를 활용해 해당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올해 4월까지 네이버 선물하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배로 성장했다. 네이버는 45만 스마트스토어의 중소상공인 상품을 앞세워 시장 파이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AI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향후 이커머스 시장 전반에서 두 회사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두 회사 모두 고객이 자사 플랫폼 안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싱글호밍(single homing)’을 노리고 있다”며 “네이버는 검색, 카카오는 메신저라는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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