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 수행으로 나누는 법열… ‘깨달음 한류’, 시대를 이끈다

동아일보

입력 2021-05-19 03:00:00 수정 2021-05-1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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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김홍근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한국불교의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을 주제로 미국의 대학에서 강연 중인 수불 스님.

안국선원은 간화선(看話禪) 수행도량이다. 선원의 대중은 예외 없이 간화선 수행자다. 간화선 수행을 이끄는 선원장 수불 스님과 그의 지도 하에 정진하는 대중은 마치 스승과 제자의 모습에 가깝다. 간화선의 목표는 오직 하나 ‘깨달음을 통한 지혜와 자비의 실천’이고, 대중들의 목표도 역시 그렇다.

불교의 목적은 ‘자리이타(自利利他)’이듯 안국선원은 대중들이 스스로 깨닫고 남도 깨닫도록 도와주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무명(無明)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지혜광명을 실현하는 깨달음이야말로 인간을 이롭게 하는 최선의 길이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기 때문이다.

한국불교는 전통적으로 통불교(通佛敎·종파나 사상과 관계없이 모두가 성불의 길로 회통한다는 교리)를 지향하지만, 그중에서도 ‘돈교법문’을 펼친 육조혜능 조계 대사의 가르침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부처님과 역대 조사의 정통 가르침에 따른 가장 효율적이고 쉬우며, 빠르고 올바른 수행법은 한국불교 최고의 자산이자 대한불교조계종 정통 수행법인 간화선이다. 간화선에는 인간 내면의 무명을 밝혀 지혜를 깨닫게 하는 혁명적 가치가 깃들어 있다. 간화선이야말로 인류가 발견한 최고의 전법도생의 길이라는 게 조사 스님들의 고구정녕한 당부요 소중한 유훈이다.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환경파괴, 극심한 빈부격차 등 도탄에 빠진 인류를 구제하는 올바른 길은 ‘간화선 대중화와 세계화’라고 할 것이다. 이 땅에서 면면히 전해 내려온 간화선법을 보편화, 세계화하는 게 정보개방 시대를 사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안국선원 대중들은 믿고 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전해주신 인류 최고의 정신적 보물은 ‘불안(佛眼)과 법안(法眼)의 안목’이고, 그 심안(心眼)을 여는 가장 효과적인 수행법은 한국불교가 보존해온 간화선이라는 사실을 실증하기 위해 혼연일체가 돼 정진하고 있다. 간화선 부흥은 곧 현재의 시절인연에 따라 다양한 문화 분야에서 꽃피고 있는 한류를 완성해 인류 정신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부산 안국선원 전경. 안국선원 제공
현 세계의 시대정신은 인간정신이 도달한 최고봉인 간화선의 부흥을 요청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한국에 간화선 수행의 정법 당간을 바로 세워주도록 요청하고 있다. 정보 홍수의 시대에 한국불교가 살아남아 세계 정신계를 이끄는 길은 깨달음을 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간화선법을 되살려 보편화하는 일이다.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은 한국불교 정통수행법인 간화선을 현대에 맞게 착실히 되살리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왔고, 실제로 지난 32년에 걸쳐 간화선 집중 수행을 출가자와 재가자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지도해왔다.

선 수행이란 상(相) 있는 데서 상 없는 데로, 나아가 상이 있고 없음을 초월한 자리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 기점이 돈오(頓悟·점진적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번에 깨달음을 얻는 것)인데, 간화선은 돈오의 기회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우선 단기간 내 선 체험을 하게 만들고, 그 체험의 힘으로 진지한 믿음을 일으켜 일과 공부가 둘이 아니게 수행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힘이 간화선 안에 들어있다. 간화선 수행자에게 먼저 짧은 기간의 집중수행을 통해 선 체험을 맛보게 하고, 현실생활 중 습관을 다스려가게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간화선 수행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원리대로 생활 중에서 실천하도록 이끌기 때문에 간화선은 인류 정신계에서 미래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간화선 집중수행의 핵심은 근본 진리에 대한 의문, 즉 화두를 들게 해 빠른 시간 내 선 체험을 하도록 지도하는데 있다. 화두는 그 자체가 근본문제인 바, 문제에 대한 답을 찾도록 집중시키면 자동적으로 정신적인 벽에 직면하게 된다. 이 벽은 이분법적 분별망상과 고정관념이 굳어져 내면에 형성된 무명의 벽이다. 선지식의 역할은 단번에 근본진리에 대한 의문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도록 수행자를 독려해 그 힘으로 끝내 이 벽을 뚫어내게 하는데 있다. 수행자는 진리에 대한 의문이 커져야 하고, 알고 싶은 마음이 감정화돼 사무치면 마침내 의문이 온몸에 꽉 차게 된다.

근본 의문이 굳어져 한 덩어리가 된 은산철벽(銀山鐵壁) 앞에서 물러나지 않고 버티면 마침내 벽이 무너지면서 마른하늘에 벼락 치듯, 매미가 허물 벗듯, 무거운 짐을 내려놓듯 통쾌한 가운데 선 체험을 하게 된다. 온몸과 마음이 새의 깃털보다 가볍고, 앞뒤가 탁 끊어져 툭 터진 것이 시원하기 그지없다. 마치 불 속에서 연꽃이 핀 것처럼 몸과 마음이 환해진다. 전문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체험 후에는 신체·정서·인지·성격의 변화가 일어나며 또한 대인관계와 마음의 안정에 획기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고 보고하고 있다. (‘간화선 수행체험의 심리학적 분석’, <종교연구> 제71집, 한국종교학회, 2013)

1989년 설립한 안국선원은 그동안 국내외 수행자들에게 1주일간의 ‘간화선 집중수행’을 300회 이상 실시해 모두 3만여 명에게 선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지난 수년간 동국대에서 열린 ‘간화선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한 해외 불교학자들도 백담사, 마곡사, 미황사 등지에서 열린 간화선 집중수행 프로그램에 참가해 선 체험의 법열을 직접 맛봤다. 현재는 서울, 부산, 진주, 창원 그리고 미국, 중국, 뉴질랜드 등의 안국선원에서 수천 명의 불자들이 정진하고 있다.

안국선원은 지난 세월 한결같이 실행해온 ‘현대적 간화선 수행법’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들에게 널리 제공함으로써 인류 갈등을 치유하는 백신의 역할을 성실히 해낼 것이다.

붓다의 자비 광명이 온 세계를 비추는 시절 인연이 도래했다. 안국선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정신적 르네상스를 창조하는 막중한 사명을 짊어지고 묵묵히 정진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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