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지금은?]머스크 입에 놀아나는 코인시장…투자자들 뿔났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5-18 10:00 수정 2021-05-18 10:00
이충 TIP. 왜 도지코인일까? 머스크의 진짜 속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윗을 통해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다.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한마디에 울고 웃었다.
머스크는 그동안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공개적으로 옹호하며 광풍을 이끌었다. 그의 회사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 달러(약 1조6762억 원)가량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공시했고, 테슬라 차량을 비트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결제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밖에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의 가격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머스크는 50일 만인 13일(현지 시간) 돌연 비트코인을 이용한 테슬라 차량의 구매 결제 허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위해 화석 연료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다음날 머스크는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지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이 작업은) 잠재적으로 유망하다”라는 트윗을 올리며 도지코인 띄우기에 나섰다. 앞서 머스크는 자신을 ‘도지 파파’라고 칭하며 “도지코인이 세계 금융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도지코인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끈 시바견 밈(meme)을 바탕으로 2013년 장난삼아 만들어진 암호화폐다.
머스크의 한마디 한마디에 암호화폐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미국 CNBC는 “머스크의 트윗 때문에, 암호화폐의 전체 시가 총액에서 3658억5000만 달러(약 414조7000억 원)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8일 미국 NBC방송 간판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해 도지코인은 ‘사기’라고 농담을 던져 도지코인 가격이 30%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도지코인 관련 옹호 발언을 하자 도지코인 가격은 40% 이상 폭등했다.
16일엔 테슬라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전량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비트코인은 약 4만4000달러(약 4990만 원)선까지 추락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코인들 역시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시장이 얼어붙자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트위터에 몰려가 “당신의 쓰레기 같은 글 때문에 비트코인이 20%가량 떨어졌다. 당신은 왜 사람들이 화났는지 알고 있느냐”며 비판을 쏟아냈고, 머스크는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팔지 않았다”며 달래기에 나섰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막대한 투자 수익을 위해 암호화폐 가격을 띄웠다가 떨어뜨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며 시세조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를 결제하는 것을 중단시킨 데에도 전기낭비 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면서 “비트코인 채굴에 다른 기후 문제는 비밀이 아니었다. 결제 중단 방침 전에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각한 것인지 향후 실적 발표를 지켜볼 것”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난 2018년 증권가에서 시세조종 행위를 벌인 전력이 있다. 그는 당시 트위터에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약 47만6000원)에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자금도 확보했다”는 글을 올렸고, 이후 테슬라 주가는 11% 올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머스크를 증권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머스크는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신과 법인이 각각 벌금을 내는 조건으로 고소 취하에 합의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이충의 ‘비트코인’ Tip
최근 암호화폐 시장은 일론 머스크의 한마디에 좌우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왜 머스크는 암호화폐를 택했고 그중에서도 왜 도지코인일까요?
-왜 암호화폐를 언급할까?
“스페이스X(SpaceX), 스타링크(Starlink), 테슬라(Tesla, Inc), 뉴럴링크(Neuralink) 등 머스크가 진행하는 사업들은 하나같이 미래지향적입니다. 머스크를 지지하고 머스크의 사업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다수는 젊고 얼리어답터적(early adopter)인 성향이 강합니다. 머스크 입장에서는 최근 무엇보다 핫한 시대의 기류인 암호화폐의 선구자를 자처하고 지속해서 언급하는 것이 본인의 인플루언서(Influencer)로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도지코인일까?
“도지코인은 주인이 없고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코인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대형 채굴장이 연상되는 비트코인(BTC), 비탈릭이라는 중심이 있는 이더리움(ETH), SEC와 소송 중인 리플(XRP)와 같은 코인들은 머스크 입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운영 주체나 재단이 없이 탈중앙화되어 있고 시가총액이 낮으며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시바견(일본의 대표적인 견종) 이미지를 가진 도지코인이 안성맞춤이였다고 봅니다.”
-계속되는 구설수와 논란 머스크의 선택은?
“채굴코인에 대한 뜬금없는 비판, 비트코인 테슬라 결제도입 철회, 베리실버트와의 설전 등 머스크의 기행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도지코인 확장성 개선을 위한 개발자들과의 협력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적절한 시기에 논란을 줄이고 암호화폐 진영을 포용하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것이 머스크 입장에서 최선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암호화폐 시장은 법적규제와 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신흥시장입니다. 최근과 같은 급격한 변동성은 언제라도 생길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럴때일수록 운용가능한 자금내에서 계획된 투자를 하는것이 최선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윗을 통해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다. 많은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한마디에 울고 웃었다. 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윗을 통해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다.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한마디에 울고 웃었다.
머스크는 그동안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공개적으로 옹호하며 광풍을 이끌었다. 그의 회사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 달러(약 1조6762억 원)가량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공시했고, 테슬라 차량을 비트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결제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밖에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의 가격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머스크는 50일 만인 13일(현지 시간) 돌연 비트코인을 이용한 테슬라 차량의 구매 결제 허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위해 화석 연료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다음날 머스크는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지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이 작업은) 잠재적으로 유망하다”라는 트윗을 올리며 도지코인 띄우기에 나섰다. 앞서 머스크는 자신을 ‘도지 파파’라고 칭하며 “도지코인이 세계 금융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도지코인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끈 시바견 밈(meme)을 바탕으로 2013년 장난삼아 만들어진 암호화폐다.
뉴스1
머스크의 한마디 한마디에 암호화폐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미국 CNBC는 “머스크의 트윗 때문에, 암호화폐의 전체 시가 총액에서 3658억5000만 달러(약 414조7000억 원)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8일 미국 NBC방송 간판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해 도지코인은 ‘사기’라고 농담을 던져 도지코인 가격이 30%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도지코인 관련 옹호 발언을 하자 도지코인 가격은 40% 이상 폭등했다.
16일엔 테슬라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전량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비트코인은 약 4만4000달러(약 4990만 원)선까지 추락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코인들 역시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시장이 얼어붙자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트위터에 몰려가 “당신의 쓰레기 같은 글 때문에 비트코인이 20%가량 떨어졌다. 당신은 왜 사람들이 화났는지 알고 있느냐”며 비판을 쏟아냈고, 머스크는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팔지 않았다”며 달래기에 나섰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막대한 투자 수익을 위해 암호화폐 가격을 띄웠다가 떨어뜨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며 시세조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를 결제하는 것을 중단시킨 데에도 전기낭비 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면서 “비트코인 채굴에 다른 기후 문제는 비밀이 아니었다. 결제 중단 방침 전에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각한 것인지 향후 실적 발표를 지켜볼 것”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난 2018년 증권가에서 시세조종 행위를 벌인 전력이 있다. 그는 당시 트위터에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약 47만6000원)에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자금도 확보했다”는 글을 올렸고, 이후 테슬라 주가는 11% 올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머스크를 증권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머스크는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신과 법인이 각각 벌금을 내는 조건으로 고소 취하에 합의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이충의 ‘비트코인’ Tip
이충 암호화폐 교육기업 다스아카데미 대표.
최근 암호화폐 시장은 일론 머스크의 한마디에 좌우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왜 머스크는 암호화폐를 택했고 그중에서도 왜 도지코인일까요?
-왜 암호화폐를 언급할까?
“스페이스X(SpaceX), 스타링크(Starlink), 테슬라(Tesla, Inc), 뉴럴링크(Neuralink) 등 머스크가 진행하는 사업들은 하나같이 미래지향적입니다. 머스크를 지지하고 머스크의 사업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다수는 젊고 얼리어답터적(early adopter)인 성향이 강합니다. 머스크 입장에서는 최근 무엇보다 핫한 시대의 기류인 암호화폐의 선구자를 자처하고 지속해서 언급하는 것이 본인의 인플루언서(Influencer)로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도지코인일까?
“도지코인은 주인이 없고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코인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대형 채굴장이 연상되는 비트코인(BTC), 비탈릭이라는 중심이 있는 이더리움(ETH), SEC와 소송 중인 리플(XRP)와 같은 코인들은 머스크 입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운영 주체나 재단이 없이 탈중앙화되어 있고 시가총액이 낮으며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시바견(일본의 대표적인 견종) 이미지를 가진 도지코인이 안성맞춤이였다고 봅니다.”
-계속되는 구설수와 논란 머스크의 선택은?
“채굴코인에 대한 뜬금없는 비판, 비트코인 테슬라 결제도입 철회, 베리실버트와의 설전 등 머스크의 기행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도지코인 확장성 개선을 위한 개발자들과의 협력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적절한 시기에 논란을 줄이고 암호화폐 진영을 포용하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것이 머스크 입장에서 최선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암호화폐 시장은 법적규제와 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신흥시장입니다. 최근과 같은 급격한 변동성은 언제라도 생길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럴때일수록 운용가능한 자금내에서 계획된 투자를 하는것이 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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