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에 로봇-인공지능 적극 도입… 미래 성장동력 키워야”

정순구 기자

입력 2021-05-18 03:00 수정 2021-05-18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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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채널A ‘제20회 동아모닝포럼’

17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제20회 동아모닝포럼’에서 토론자들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건설업계에 위기이자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김하영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유영민 맥킨지 한국사무소 부파트너, 진경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지원센터장,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우리나라의 공장 자동화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건설 현장만큼은 예외입니다. 모든 과정에 사람이 참여해야 해서, 전체 산업용 로봇 25만 대 중 건설 관련 로봇이 20대에 불과할 정도로 생산성이 낮습니다.”(권혁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

“주요 건설회사 임원들은 건설업계가 당장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건설업은 디지털화가 가장 덜 된 분야이기도 하지요.”(유영민 맥킨지 한국사무소 부파트너)

17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디지털 대전환 시대, 건설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주제로 개최한 ‘제20회 동아 모닝포럼’에서는 우리 건설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제언이 나왔다.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국토부 권 국장은 국내 건설산업 생산성이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뒤처지는 현실을 지적했다. 한국 건설업 근로자의 1인당 생산성은 2017년 기준 4만5000달러로 주요 5개국(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평균인 5만6000달러의 80% 수준에 그친다. 그는 “우리나라 건설산업 규모는 자동차 산업의 3.5배, 반도체 산업의 1.5배에 이를 만큼 크지만, 시공 중심으로 이뤄져 있고, 그마저도 전통적인 현장 건설 방식에 의존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에서 짓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장 생산-현장 조립(OSC·Off-site Construction) 방식 활성화와 건설현장의 자동화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산업 생산성 제고 방안도 밝혔다. 권 국장은 “현재 6% 수준인 기술형 입찰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해 기술력을 높이고, 시공과 엔지니어링의 융·복합을 촉진할 것”이라며 “스마트 건설 기술 관련 연구개발(R&D)도 향후 5년간 3500억 원 규모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맥킨지 한국사무소 유 부파트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건설산업이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로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건설업은 임시직 노동력의 비중이 높고, 효율적이지 않다”며 “앞으로는 생산자가 공장에서 구조물을 제작해 현장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가면서 공사 과정 자체가 표준화되고 최적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업의 미래 성장동력이 다양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구 온난화와 환경오염 등에 따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며 에너지 절감형 주택이나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등 새로운 형태의 건설 산업 분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진행한 토론에서는 건설업계가 비대면을 화두로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김하영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에 기반한 비대면 플랫폼이 증가하고, 기업들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의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며 관련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홍일 연구위원 역시 “건설업의 무인화 및 자동화가 이뤄지고, 건설기업도 원격근무나 비대면 협업 등 스마트 워크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경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지원센터장은 “스마트건설이 입찰 과정에서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전담 조직과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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