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주도권 다툼 1R… 宋 “종부세 조정 시급” 靑 ‘신중’

강성휘 기자

입력 2021-05-16 20:50 수정 2021-05-1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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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을 앞두고 당정청이 본격적인 부동산 후속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핵심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양도소득세, 대출규제 완화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주택자 재산세 완화 기준을 공시지가 9억 원 수준까지 높이는 방향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4년간 부동산 정책의 핵심 기조와 맞닿은 종부세와 양도세, 대출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후속 부동산 대책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새로운 당청 관계를 보여주는 첫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재산세, 1주택자 기준 9억 원 상향 유력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16일 오후 국무총리공관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취임 이후 첫 비공개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열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각자의 입장과 의견을 수렴한 자리”라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 총리를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으며 이호승 대통령정책실장, 민주당 송영길 대표, 박완주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부동산 세제 완화 윤곽을 잡을 방침이다. 현재 민주당이 수정을 검토 중인 부동산 관련 세금은 재산세와 종부세, 양도세 등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다음 달 1일이 재산세 부과 기준일인 만큼 관련 법안 수정 등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하면 늦어도 이번 주 후반부에는 대략적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재산세의 경우 당정이 1주택자 감면 기준을 현행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지난해 재산세 논의 당시 민주당이 강력하게 요구했던 안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주 행정안전부로부터 (공시지가 기준) 6억~9억 원 사이 주택에 대한 재산세율을 각각 0.03%포인트, 0.05%포인트 인하할 경우 세수 시뮬레이션 자료 등을 여당 지도부가 보고 받았다”고 전했다. 송 대표가 14일 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당장 재산세 문제부터 잘 논의해 처리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 향후 정책 주도권 방향 보여줄 종부세·양도세 논의

문제는 종부세와 양도세다. 민주당에서는 송 대표를 비롯해 부동산특별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필요할 경우 정부 부동산 정책의 핵심 축인 종부세와 양도세까지 손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동산특위 위원장인 김진표 의원은 최근 회의에서 종부세 부과 기준 상향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며 검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송 대표 역시 12일 특위 첫 회의에서 “당장 재산세와 양도세 문제는 시급한 문제”라며 속도전을 강조했다.

특위는 종부세 과세 기준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늘리고 고령 납부 대상자에 한해 납부 시점을 주택 양도 시점까지 연기해주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양도세의 경우 다음 달 시행 예정인 1년 미만 보유 주택 양도세 중과 제도를 완화하거나 1주택자 양도세 감면 기준을 현행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기재부는 물론이고 여당 내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의 반대가 거세 당내 의견 조율에서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종부세와 양도세 문제가 어떻게 판가름 나느냐에 따라 향후 당청 간 정책 주도권 흐름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여당 의원은 “친문 진영에서는 종부세와 양도세 완화가 지난 4년 동안의 정책 기조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했다.


송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에 약속한 ‘실수요자 주택담보인정비율(LTV) 90%’ 등 대출규제 완화 여부도 변수다. 민주당 부동산특위에서는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20%포인트 우대 혜택을 적용하는 등 LTV를 최대 90%까지 풀어주는 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대출 규제는 양도세 중과와 함께 투기 수요를 막는다는 취지로 4년 동안 유지된 부동산 정책의 핵심 기조”라며 “그 상징성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의원총회를 거쳐 당의 최종 입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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