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계최대 코인 거래소 돈세탁 혐의 조사… 가상화폐 또 악재

김형민 기자 , 이은택 기자 , 이상환 기자

입력 2021-05-15 03:00 수정 2021-05-1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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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거래량 76조원 규모 ‘바이낸스’… 마약 등 불법거래 이용-탈세 의혹
인플레 공포 겹쳐 시세 하락 우려… 각국 감시망 강화, 규제 신호탄 분석
거래 투명화로 시장 안정 전망도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 - 회사 홈피 갈무리. 뉴스1

가상화폐 시장에 잇따라 악재가 터지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 당국의 수사를 받는다는 소식에 국내외 가상화폐 시세가 하락했다. 최근 미국발(發) 인플레이션 공포에 앞으로 자산시장 과열이 식으면 가상화폐 시장도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 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IRS)이 바이낸스를 탈세와 자금세탁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수사당국은 마약, 장물 등 불법 거래에 가상화폐가 사용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자오창펑이 2017년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케이맨제도에 설립한 바이낸스는 14일 기준 하루 거래량이 76조 원인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다.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뉴스의 제목은 나쁘지만, 내용은 바이낸스가 범죄자들에 맞서 법 집행기관과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임을 인정했다.

이에 국내외에서 가상화폐 시세가 하락했다. 업비트 기준 14일 오후 5시 현재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6179만 원으로 전일 대비 2.8% 하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같은 시각 비트코인 시가총액 규모도 1조 달러 선이 무너져 9200억 달러 전후로 움직였다. 이더리움의 개당 가격도 같은 시각 업비트 기준 479만 원으로 전일 대비 3.4% 떨어졌다. 다만 도지코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도지코인 개발자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자 가격이 급등했다. 이날 국내 거래소 코인원에 상장된 뒤 50%가량 뛰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번 미국 당국의 수사가 가상화폐 규제의 신호탄이란 해석도 나온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가상화폐에 세금을 부과할 수 없으니 가상화폐 투자를 국부 유출로 본다”며 “각국 정부가 가상화폐를 더욱 견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 연방 금융감독청(BaFin)도 바이낸스가 증권 발행 규정을 위반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국내에선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말 빗썸 등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약관이 공정한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공포까지 생겨나며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르면 가상화폐 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인플레이션이 오면 금리가 올라 안전 자산에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위험 자산인 가상화폐 시장에서 자금이 빠지기 쉽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상화폐는 주가보다 더 큰 거래량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가상화폐 시장이 당국의 감시를 받으며 더욱 투명해져 안정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상장 등 가상화폐가 제도권화되는 움직임이 있다. 투명성이 확보되면 미래 금융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이은택·이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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