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진 전립샘 특수실로 묶어 배뇨장애 개선… 부작용 없고 반영구적

윤희선 기자

입력 2021-05-12 03:00 수정 2021-05-12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자이비뇨의학과
피부절개 안해 통증 적고 회복 빨라
시술시간 20분… 곧바로 일상 복귀
만성질환자-고령환자도 부담 없어


변재상 자이비뇨의학과 원장이 유로리프트 시술을 하고 있다.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지정된 유로리프트는 조직을 절개 또는 레이저로 태우는 것과 달리 전립샘을 묶는 방식이라 환자 부담이 적은 반면 특수한 금속 실이 사용돼 반영구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이비뇨의학과 제공

전립샘비대증은 남성 생식기관의 하나인 전립샘이 비대해지는 것을 말한다. 전립샘이 비대해지면 요도를 압박하면서 빈뇨, 긴박뇨, 야간뇨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 밖에 소변을 본 뒤에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 기다려야 소변이 나오는 증상 등을 겪는다.

전립샘비대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생명에 지장을 주는 만큼 치명적인 것은 아니지만 남성에게 신체적·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낮춘다. 특히 전립샘비대증의 유병률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는데 50대부터는 절반 이상의 남성이 겪는다.

비뇨기 전문가인 변재상 자이비뇨의학과 원장은 “전립샘비대증은 기다리면 나아지는 병이 아니라 노화에 따라 증상이 더 심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며 “방치할 경우 하부요로 증상 악화로 인한 급성요폐, 요로감염, 방광결석, 혈뇨, 요실금, 신부전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괴로워도 병원 찾지 않는 남성이 많아


전립샘비대증을 갖고 있지만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의 비율은 2016년 기준으로 37.1%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량 감소, 고령인구 증가로 국내 전립샘비대증 환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고 젊은층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를 외면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기존 전립샘비대증 치료법이 가진 다양한 단점 때문이다. 보통 전립샘비대증은 진단 결과에 따라 약물 또는 수술로 치료한다. 각각의 치료법은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을까.

약물요법은 전립샘 요도의 압력과 긴장을 낮춰 주는 알파 차단제와 전립샘의 크기를 줄여 주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가 쓰인다. 알파 차단제는 전립샘 근육의 긴장도를 낮춰 신속한 배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지만 전립샘 크기를 줄이지는 못한다.

알파 환원효소 억제제의 경우 남성 호르몬의 작용으로 커지는 전립샘의 크기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약물을 평생 복용해야 하고 부작용 부담도 상당하다. 약물에 따라 발기부전, 성욕 감소, 사정장애, 기립성 저혈압 등이 따라오는 것이다.

수술은 전립샘의 조직을 절제하는 방식이라는 점 자체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수술에 필요한 내시경, 레이저 장비가 발전했지만 여전히 환자가 느끼는 출혈, 통증이나 회복기간 등에 대한 부담이 남아 있다. 특히 전체 수술환자의 70∼80%가 역행성 사정을 겪는다는 점, 전립샘 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치료를 외면하게 만든다.


비수술 ‘유로리프트’ 약물보다 편하고 수술보다 빨라


유로리프트는 요도에 내시경과 특수 금속 실(결찰사)을 넣은 다음 비대해진 전립샘을 묶어 요도 압박을 풀어주는 방식의 치료법이다. 시술 전(왼쪽), 시술 후 사진.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유로리프트’는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新)의료기술로 지정된 전립샘비대증 치료법이다.

자이비뇨의학과에 따르면 유로리프트는 요도에 내시경과 특수 금속 실(결찰사)을 넣은 다음 비대해진 전립샘을 묶어 요도 압박을 풀어주는 방식이다. 시술시간도 20분이면 충분하다. 특수한 금속 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반영구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1∼2시간 안에 퇴원해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가 가능하고 배뇨장애 개선 효과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부분마취로도 진행할 수 있을 만큼 부담이 적어 전신마취가 어려운 만성질환(고혈압, 당뇨병 등) 환자나 고령환자도 선택할 수 있다. 심장질환 관련 스텐트 시술을 받았거나 뇌혈관질환 관련 항응고제(혈전용해제)를 복용 중인 경우도 의료진 상담 후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 지정을 위해 관련 논문 4편을 검토한 결과 유로리프트 시술로 인한 역행성 사정과 발기부전은 한 건도 보고가 되지 않았다. 통증 등 시술 후 나타나는 불편도 2주 내 자연히 개선되는 수준이다.

다만 유로리프트의 다양한 장점을 충분히 누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술 경험을 가진 실력 있는 의료진에게 시술을 받아야 한다. 변재상 원장은 2016년 병원에 유로리프트를 도입하고 유로리프트가 개발된 호주의 4개 병원에서 연수를 받았다. 또 현재까지 600건 이상의 시술을 진행한 바 있다.

변 원장은 “유로리프트는 환자 신체에 부담이 굉장히 적은 치료법이지만 전립샘 주위에는 미세혈관과 신경이 많고 전립샘 모양이나 비대칭 정도, 요도 길이 등이 사람마다 다르기에 충분한 시술 경험이 있는 의료진을 만나 꼼꼼한 검사 후에 시술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진료 환경도 따져보는 것이 좋다. 시술에 적합한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을 갖췄는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예방이 가능한 환경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헤파필터가 탑재된 대학병원급 환기 시스템을 갖춘 자이비뇨의학과는 예약제로 방문 환자 수를 제한하는 등 원내 감염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