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일본에서 연극으로 제작 추진

뉴시스

입력 2021-05-11 08:43 수정 2021-05-1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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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일본에서 연극으로 옮겨진다.

11일 공연·영화계에 따르면, 재일교포 영화 제작자인 이봉우 맨시즈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일본에서 ‘기생충’을 연극으로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기생충의 연극 제작 소식은 올해 1월 일본에서 먼저 알려졌다. 이 대표가 당시 발매된 일본 영화 잡지 ‘에이가 히호’의 무크지 ‘한국영화 궁극 가이드’에서 ‘기생충’의 연극 무대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 인터뷰에서 과거 일본에 한국 영화들을 배급하면서 봉 감독과 친분이 있다고 밝혔다. 봉 감독이 오스카상 수상 후 일본에 왔을 때 ‘기생충’ 연극화를 제안했다고 한다. 연극은 내년 또는 2023년에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그는 공연권을 지닌 CJ ENM과 최근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과거 자신이 설립한 영화 제작사 겸 배급사 ‘씨네콰논’을 통해 ‘서편제’(1993), ‘쉬리’(1998), ‘공동경비구역 JSA’(2000) 등 한국영화를 일본에 배급했다. ‘박치기!’(1994), ‘아무도 모른다’(2004), ‘훌라걸스’(2006) 등 일본영화를 제작해 한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영화의 무대화를 추진하는 적이 있다. 동명 영화가 바탕인 연극 ‘박치기’를 2009년 도쿄 신국립극장에서 선보였다.

‘기생충’의 연극화가 낯선 건 아니다. 앞서 봉 감독은 여러 인터뷰에서 ‘기생충’을 먼저 희곡으로 구상했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실제 연극 세트 같은 영화 속 공간은 무대로 옮겨도 이질감이 없다.

봉 감독은 지난 2019년 영화 전문지 ‘씨네21’과 인터뷰에서 ‘기생충’을 연극으로 연출할 생각이 있었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내가 쓴 스토리라인으로 존경하는 연출가 박근형 선생님이 희곡을 써서 무대에 올리고 나는 영화로 찍는 안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 박 선생님을 뵙기도 했다”고 전한 바 있다.

봉 감독이 언급한 박근형 연출은 극단 골목길의 대표로 연극계 대부로 통한다. ‘청춘예찬’ ‘경숙이 경숙 아버지’ ‘너무 놀라지 마라’ ‘만주전선’ 등이 대표작이다. 최근 신작 ‘코스모스: 여명의 하코다테’를 선보이기도 했다.

봉 감독은 연극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드러내왔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살인의 추억’(2003)은 김광림의 희곡 ‘날 보러 와요’를 원작으로 삼았다.

한편, ‘기생충’은 원형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원소스 멀티유스’의 선례가 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HBO는 ‘기생충’의 판권을 사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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