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린다, 게이츠의 ‘성범죄자와 친분’에 불만… 2년전부터 이혼 준비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5-11 03:00:00 수정 2021-05-11 18:06:54
게이츠, 2011년부터 엡스타인 만나… 멀린다 “그와 자리 불편” 우려에도
“자선사업 논의” 등 이유로 계속 교류… 엡스타인, 2019년 수감중 극단 선택
이후 언론서 다루며 둘 관계 알려져… 여성인권운동가 멀린다, 결별 결심
2011년 제임스 스테일리 당시 JP모건 최고경영자(CEO),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제프리
엡스타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보리스 니콜리치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과학 자문(왼쪽부터)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엡스타인의 자택에서 함께 찍은 사진. 사진 출처 NYT 홈페이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6)와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57) 부부가 2년 전부터 이혼을 준비해 왔고 이혼 이유 중 하나가 미성년자 성범죄를 수차례 저지른 제프리 엡스타인과 빌의 관계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남편 빌 게이츠가 엡스타인과 오랫동안 친분을 가져온 것을 여성 인권 운동가이기도 했던 멀린다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빌과 엡스타인의 관계는 이미 2019년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이달 3일 게이츠 부부가 트위터를 통해 ‘이혼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공동 성명 형식으로 발표하면서 빌과 엡스타인의 관계가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르게 됐다.
교사 출신인 엡스타인은 헤지펀드를 운영하며 큰돈을 번 억만장자 투자가로 1980∼2000년대 미국 엘리트 사교계에서 아주 ‘잘나갔던’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적어도 30명 이상의 10대 소녀들을 상대로 성매매와 성착취를 한 성범죄자이기도 하다. 2008년 처음 체포됐을 때는 일부 혐의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감형을 받아 13개월만 복역했다. 하지만 당시 검찰의 ‘봐주기 수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면서 재수사가 시작됐다. 2019년 7월 다시 체포된 그는 한 달 뒤 감옥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6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WSJ와 NYT의 2019년 당시 보도 등을 종합하면 빌과 엡스타인은 2011년부터 여러 차례 만남을 가져왔다. 한번은 뉴욕 맨해튼의 부유층 주거지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있는 엡스타인의 타운하우스 등에서 밤늦게까지 만찬이 이어진 적도 있었다. 두 사람은 자선사업 아이디어 등을 논의했고, 이 과정에서 빌과 멀린다가 공동 운영하는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직원들도 엡스타인을 종종 만났다.
당시는 엡스타인이 성범죄 혐의로 복역을 마친 후였지만 재단 관계자들은 그를 만난 후에야 이런 범죄 이력을 알았다고 한다. 직원들은 성범죄자와 일을 같이한다는 것에 상당히 놀랐고 재단의 명성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했다.
하지만 빌과 엡스타인의 관계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멀린다가 이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것도 그 즈음이었다. WSJ에 따르면 멀린다는 2013년 남편과 함께 엡스타인을 만난 적이 있는데 “(엡스타인과의) 자리가 불편했다”고 빌에게 털어놨다. 하지만 이런 멀린다의 우려에도 빌은 엡스타인과 만남을 이어갔고 일부 재단 직원들은 2017년까지 그와 연락을 취했다. 멀린다의 인내심이 폭발한 결정적 계기는 이런 사실들을 폭로한 2019년 10월 NYT의 보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보도가 나오자 빌은 “자선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엡스타인을 여러 번 만난 적이 있었다”고 시인하고 이를 후회한다는 입장을 서둘러 발표했다.
빠른 사과에도 불구하고 멀린다와의 관계는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았다. 멀린다는 NYT 보도 직후 변호사들과 여러 차례 통화하면서 이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20년 초 게이츠 부부는 평소 항상 참석해왔던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나타나지 않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빌은 그해 3월 MS와 버크셔해서웨이 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당시 그는 이사직을 사퇴하고 재단 업무에 더 매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그보다는 멀린다와의 이혼 문제에 대처하려던 게 더 큰 이유였던 것으로 보인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자선사업 논의” 등 이유로 계속 교류… 엡스타인, 2019년 수감중 극단 선택
이후 언론서 다루며 둘 관계 알려져… 여성인권운동가 멀린다, 결별 결심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6)와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57) 부부가 2년 전부터 이혼을 준비해 왔고 이혼 이유 중 하나가 미성년자 성범죄를 수차례 저지른 제프리 엡스타인과 빌의 관계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남편 빌 게이츠가 엡스타인과 오랫동안 친분을 가져온 것을 여성 인권 운동가이기도 했던 멀린다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빌과 엡스타인의 관계는 이미 2019년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이달 3일 게이츠 부부가 트위터를 통해 ‘이혼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공동 성명 형식으로 발표하면서 빌과 엡스타인의 관계가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르게 됐다.
교사 출신인 엡스타인은 헤지펀드를 운영하며 큰돈을 번 억만장자 투자가로 1980∼2000년대 미국 엘리트 사교계에서 아주 ‘잘나갔던’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적어도 30명 이상의 10대 소녀들을 상대로 성매매와 성착취를 한 성범죄자이기도 하다. 2008년 처음 체포됐을 때는 일부 혐의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감형을 받아 13개월만 복역했다. 하지만 당시 검찰의 ‘봐주기 수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면서 재수사가 시작됐다. 2019년 7월 다시 체포된 그는 한 달 뒤 감옥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6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WSJ와 NYT의 2019년 당시 보도 등을 종합하면 빌과 엡스타인은 2011년부터 여러 차례 만남을 가져왔다. 한번은 뉴욕 맨해튼의 부유층 주거지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있는 엡스타인의 타운하우스 등에서 밤늦게까지 만찬이 이어진 적도 있었다. 두 사람은 자선사업 아이디어 등을 논의했고, 이 과정에서 빌과 멀린다가 공동 운영하는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직원들도 엡스타인을 종종 만났다.
당시는 엡스타인이 성범죄 혐의로 복역을 마친 후였지만 재단 관계자들은 그를 만난 후에야 이런 범죄 이력을 알았다고 한다. 직원들은 성범죄자와 일을 같이한다는 것에 상당히 놀랐고 재단의 명성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했다.
하지만 빌과 엡스타인의 관계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멀린다가 이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것도 그 즈음이었다. WSJ에 따르면 멀린다는 2013년 남편과 함께 엡스타인을 만난 적이 있는데 “(엡스타인과의) 자리가 불편했다”고 빌에게 털어놨다. 하지만 이런 멀린다의 우려에도 빌은 엡스타인과 만남을 이어갔고 일부 재단 직원들은 2017년까지 그와 연락을 취했다. 멀린다의 인내심이 폭발한 결정적 계기는 이런 사실들을 폭로한 2019년 10월 NYT의 보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보도가 나오자 빌은 “자선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엡스타인을 여러 번 만난 적이 있었다”고 시인하고 이를 후회한다는 입장을 서둘러 발표했다.
빠른 사과에도 불구하고 멀린다와의 관계는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았다. 멀린다는 NYT 보도 직후 변호사들과 여러 차례 통화하면서 이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20년 초 게이츠 부부는 평소 항상 참석해왔던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나타나지 않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빌은 그해 3월 MS와 버크셔해서웨이 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당시 그는 이사직을 사퇴하고 재단 업무에 더 매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그보다는 멀린다와의 이혼 문제에 대처하려던 게 더 큰 이유였던 것으로 보인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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