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 운동 등 ‘삼중고’에…엔씨소프트, 1분기 ‘어닝쇼크’

신동진 기자 , 이건혁기자

입력 2021-05-10 14:08 수정 2021-05-1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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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자사 최대 실적을 이끌었던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의 부진으로 올해 첫 분기 실적 ‘어닝쇼크’를 냈다. 최근 게임산업을 강타한 이용자 불매 운동과 개발자 인건비 상승, 재택근무 장기화로 인한 신작 출시 지연 등 ‘삼중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엔씨소프트는 1분기(1~3월) 매출 5125억 원, 영업이익 567억 원을 올렸다고 10일 밝혔다.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0%, 77%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예상치(1331억 원)의 절반도 못 미치며 2017년 2분기(376억 원)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매출 타격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했던 리니지M과 리니지2M 부진 탓이 컸다. 1분기 두 게임의 매출은 32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5532억 원에서 41% 줄었다. 최근 이용자들의 불매 운동 타깃이 됐던 리니지M의 매출은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18% 감소한 1726억 원에 머물렀다. 2017년 6월 출시후 분기당 평균 매출 2000억 원을 꾸준히 넘겨온 리니지M은 올 1월말 게임 업데이트 취소로 손해를 본 일부 이용자들이 엔씨소프트의 보상 정책에 항의하면서 국회와 사옥 앞 트럭시위를 벌이는 등 악재를 만났다.

그러나 실적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엔씨소프트 측은 매출 감소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일 사용자(DAU) 등 모든 트래픽 지표를 검토했지만 (불매 운동) 영향을 못 찾았고 오히려 지표가 좋다”고 답했다.

매출을 줄었지만 개발자 유치 경쟁과 해외 마케팅 확대엔 공격적으로 비용을 집행했다. 엔씨소프트는 3월 개발직 1300만 원, 비개발직 1000만 원 연봉을 인상하고 300억 원 규모의 특별상여금을 지급했다. 기타 인센티브 등으로 인해 인건비는 지난 분기보다 26% 증가한 2325억 원을 기록했고, 마케팅비도 역대 최고액인 5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엔씨소프트는 “IT인력 수급으로 올해 인건비도 두 자릿수 증가가 확실하지만 신작 출시로 인한 매출 성장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게임과 달리 PC온라인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전분기 대비 6% 증가한 1290억 원으로 상승 기조를 유지했다. 지역별 매출은 한국에 81%(4169억 원)가 편중됐지만 북미·유럽 241억 원, 일본 138억 원, 대만 122억 원 등 해외 시장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엔씨소프트는 2분기(4~6월) ‘트릭스터M’ ‘블레이드앤소울2’ 등 신작 출시로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의 출시 마무리 단계가 굉장히 혹독한데, 재택근무를 6개월째 하다 보니 필요불가결하게 신작 출시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 우려에 엔씨소프트 주가는 2월 8일 103만8000원으로 정점으로 찍은 뒤 하락세를 그리며 이달 6일 80만6000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이날 1분기 실적이 발표된 뒤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10시 기준 엔씨소프트 주가는 85만60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3.1% 상승 중이다.

이는 2분기(4~6월) 이후 실적이 다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엔씨소프트의 2분기 매출 전망치 평균은 7718억 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2897억 원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5월 선보일 신작 게임 블레이드앤소울2를 비롯해 새 게임들이 꾸준히 나오고, ‘유니버스’를 포함한 새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기대감도 있어 2분기 반등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이건혁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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