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김해-대구공항까지 확대된 ‘무착륙비행’

서형석 기자

입력 2021-05-10 03:00 수정 2021-05-10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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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18편, 김해 12편, 대구 2편
항공사-면세업계 손실회복 기대감


1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운항에 나선 에어부산 무착륙국제관광비행에서 승무원이 기내 안내를 하고 있다. 에어부산 제공

“주류와 담배 50% 할인하고 있습니다. 잠시 둘러보고 가세요.”

5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청사 2층 면세구역에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문이 닫힌 음식점이나 라운지와 달리 신라, 롯데면세점에는 손님들이 드나들었다.

지난해 4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모든 국제선 항공편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일원화하며 개점 휴업하던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가 ‘무착륙국제관광비행(무착륙비행)’으로 1년여 만에 손님을 받았다.

1일부터 김포공항, 부산 김해국제공항, 대구국제공항에서도 무착륙비행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12월 인천공항에서 시작해 3월까지 8000여 명이 탑승한 비행편이다. 도심 접근성이 좋은 김포공항은 물론 지방 공항에서도 8만, 9만 원 정도의 항공권만 구매하면 해외출국 때와 같은 면세쇼핑이 가능해졌다.

5일 오전 10시 김포공항을 출발한 에어부산 BX1025편에는 70여 명의 승객이 탑승했다. 이들은 비행에 앞서 시내 또는 온라인 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인도장에서 받았다. 무착륙비행은 대한해협 인근 일본 영공을 돌아 출발한 공항으로 돌아온다. 한국 영공을 벗어나기 때문에 해외출국으로 간주돼 면세쇼핑이 된다. 운항 중 물을 비롯한 모든 취식이 금지됐지만 승객 대부분은 쇼핑이 목적인 듯 좌석에 앉자마자 음악을 듣거나 잠을 청했다. 일반 해외출입국처럼 술, 담배, 향수를 제외하고 면세한도가 600달러(약 67만 원)이지만 상당수 승객들은 이를 초과 구매해 김포공항으로 돌아와 세관 신고를 했다.

송원섭 에어부산 영업기획팀장은 “그동안 비수도권에서는 인천공항을 오가는 게 부담스러워 무착륙비행 면세쇼핑이 그림의 떡이었다. 김해공항에서도 5월 취항하며 동남권 소비자들의 문의와 지역 면세점의 협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어부산 무착륙비행의 편당 기내면세품 판매 실적은 코로나19 이전 일반 국제선의 2, 3배다. 승객은 30대가 가장 많았다. 그간 억눌려 있던 면세쇼핑 수요가 확인된 셈이다.

무착륙비행 항공권은 각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매해야 하며, 일반 출입국과 동일한 출입국 수속, 세관 검사를 받기 때문에 여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달에만 김포에서 18편, 김해 13편, 대구 2편씩 각각 무착륙비행편이 뜬다. 항공사들은 조만간 6월 운항편도 공개할 예정이다. 항공사들은 여객편 승객 감소로 인한 매출 손실을 조금이나마 메우며 조종사 자격 유지를 위한 비행 기회를 마련할 수 있고 면세업계는 매출 회복을, 승객들은 면세쇼핑 기회를 누릴 수 있어 1석 3조 효과가 기대된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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