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세종공장 영업정지 취소 탄원 잇따라…난감한 세종시

뉴스1

입력 2021-05-07 07:13 수정 2021-05-0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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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세종공장 전경. © News1
‘남양유업 세종공장’ 2개월 영업정지 처분 확정을 두고 세종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업정지 처분을 확정하자니 전국 200여 개에 달하는 낙농가와 연관 산업으로의 피해 확산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약한 처벌로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는 ‘반 남양유업’ 국민 정서가 부담이다.

7일 시에 따르면 시 농업축산과에 ‘남양유업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 등 낙농 관련 단체에서 낸 것으로 해당 공장에 원유를 납품 중인 일부 낙농가의 개인 민원도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충북도 농정국에서도 같은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에서도 해당 공장에 납품하는 낙농 농가가 적지 않은 만큼 피해를 우려해 영업정지 처분 결정을 재고해 달라’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남양유업 사태로 인한 피해가 애꿎은 낙농 농가와 관련 산업군에 있는 영세사업자들에게 전가되는 모습이다.

세종공장은 남양유업 제품 생산량의 약 40%를 담당하고 있다. 납품 낙농가만 전국 200여곳이다. 이들이 공장에 납품하는 1일 납품량만 약 232톤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한 달 기준 74억원 규모다.

이런 상황에 2개월 영업정지 처분 확정으로 공장이 가동을 멈춘다면 전국 납품 낙농가들의 피해는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금전적 피해도 문제지만, 영업정지로 납품을 하지 못하면 착유한 우유도 폐기해야 하는 낙농가 입장에서는 남양유업보다 더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행정처분을 최종 결정해야 하는 시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영업정지 처분을 강행하면 가뜩이나 판매량이 줄어 고사 위기에 처한 낙농업계를 외면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게 뻔하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를 더 나락으로 끌어 내렸다는 비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어중간한 처벌 수위로는 국민들의 ‘반 남양유업’ 정서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다만 시는 내부적으로 실제 ‘영업 정지’ 처분 확정까지는 무리가 있다는 데 고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략적인 규모는 8억~9억원 수준이 될 거란 얘기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다음 달 24일 청문절차를 진행한 후 내부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며 “연관한 산업군에 있는 이들의 피해가 만만찮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결정을 내리 건 법적 다툼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낙농가와 관련 산업군에 있는 이들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2021.5.4/뉴스1 © News1
한편 지난 4일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은 ‘불가리스’ 사태 등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가족을 통한 경영권 승계 포기 입장도 밝혔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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