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식 해상풍력은 차세대 한국형 산업

정준모 인하대 교수

입력 2021-05-07 03:00 수정 2021-05-07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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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 뷰]
고정식보다 이용률 크게 높아… 생산전기 수소로 저장-유통 가능
부유체 가격경쟁력 높일 수 있어… 조선 등 관련 산업 동반 성장도



최근 동남해, 서남해, 서북해권의 해상풍력 사업화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국내 풍력산업계 모두가 특수를 누리기는 어려운 듯 보인다. 터빈의 내수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되지 않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운 데다 유럽의 경쟁사보다 가격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특히 해저면이나 해저에 설치한 구조물 위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한 고정식 풍력의 터빈은 표준화발전단가(LCOE)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풍력 사업자들이 비싼 국산 터빈을 선호하지 않는다. 반면 바다에 띄운 부유물 위에 풍력 발전기를 올려두는 방식인 부유식 풍력은 부유체의 원가 비중이 높지만 우리의 첨단 조선기술력이 있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해외에서도 부유식 해상 풍력의 경제성이 입증되고 있다. 노르웨이 국영기업 에퀴노르에 따르면 세계 최초 부유식 단지 ‘하이윈드 스코틀랜드’는 상업운전 후 첫 3개월 동안 이용률이 65%로 조사됐다. 이는 고정식 이용률(30∼40%)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윈드유럽 보고서는 부유식 풍력의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LCOE가 2030년경 석탄 연료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부유식 풍력의 단점은 송전선 비용이 높다는 점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송전선 비용은 건조설치원가의 30%까지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부유식 풍력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그린수소로 전환하는 기술을 활용하면 이런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 수 있다. 송전선을 없애면서 수소를 저장하고 유통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유식 해상 풍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을까. 울산은 우수한 풍속, 대수심, 풍부한 송배전 인프라, 조선해양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서 부유식 풍력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0MW(메가와트)급, 2030년 이후 1.4GW(기가와트)의 부유식 단지가 울산에 설치될 계획이다. 동남권에도 4.6GW 부유식 단지 조성 계획이 세워졌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20년 세계 부유식 풍력 누적용량은 124MW이며, 2050년에는 2000배 이상으로 증가한 250GW로 예측된다.

부유식 풍력은 터빈산업, 부품산업, 조선산업 등의 관련 산업을 모두 동반 성장시킬 수 있는 차세대 산업이다. P2G(전력을 가스로 저장하는 기술) 연계 등 기술개발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면서 전자산업, 조선산업에 이어 차세대 한국형 산업이 될 것이다.

정준모 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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