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 시가총액, 美 모더나 앞서고 GM과 비슷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5-06 11:39 수정 2021-05-0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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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투자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상화폐 도지코인의 시가총액이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에 육박했다. 사실상 내재 가치가 없는 코인의 시장 평가액이 실제 막대한 매출을 내는 대기업들의 가치와 맞먹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5일 오후 10시(미 동부시간 기준) 현재 도지코인의 가격은 개당 0.63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도지코인은 1주일 전만 해도 0.30달러 초반에 거래됐는데 가치가 두 배로 급등했다. 4월 초 0.05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코인의 가치는 한 달 만에 무려 10배 이상으로 상승했고 작년 말에 비해서는 상승률이 무려 100배 이상에 이른다.

이로써 도지코인의 시가총액은 820억 달러(약 92조 원)까지 올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미 제약업체 모더나(650억 달러)를 앞서고 GM(830억 달러)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 기업으로 따지면 시가총액이 약 95조 원 안팎인 SK하이닉스와 맞먹는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도지코인 가격이 올 들어 1만3000% 오르면서 10개의 유명 회사들보다 평가액이 더 커졌다”고 보도했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리 마커스가 장난삼아 만든 가상화폐다. 일본의 시바견(犬) 사진이 인터넷에 회자되자 여기서 ‘도지(Doge)’라는 이름을 따왔다. 별 뜻 없이 만들어진 만큼 그동안 계속 인기를 얻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인사들이 이 코인을 계속 언급하면서 관심이 증폭됐다.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대신할 다른 가상화폐를 찾아 돌아다니면서 덩달아 인기를 끈 측면도 있다.

특히 지난달 말에는 머스크가 ‘도지파더 SNL 5월 8일’이라는 글을 올려서 거래에 불이 붙었다. 머스크는 이달 8일 미국 NBC방송의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도지코인을 언급할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도지파더는 ‘도지코인의 아버지’란 뜻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도지코인 같은 가상화폐에 대한 ‘묻지마 투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업체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투기꾼이 되면 위험하다. 많은 돈을 잃을 수 있다”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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