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뷰]의류디자인부터 의류케어까지… 이제 AI가 알아서 합니다

동아일보

입력 2021-05-04 03:00 수정 2021-05-04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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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영 대표
패션 AI 스타트업 디자이노블 대표
포항공대창의IT융합공학과 박사

《AI가 집안일을 대신해준다면? AI가 옷을 만들 수 있다면?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일들이 현실이 됐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더욱 쉽고 편한 방향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주요하게 반영되는 패션 분야에서도 AI의 존재감은 두드러진다. 이제 AI는 의류디자인부터 케어까지 알아서 해주며 의생활의 처음과 끝을 책임진다.

패션 디자인에 국내 최초로 AI 기술을 접목하며 업계를 선도하는 디자이노블의 신기영 대표에게 무엇이든 알아서 해주는 AI 이야기를 들어봤다.》


AI가 알아서 하는 디자인으로 패션업계를 사로잡다
“AI가 옷을 디자인 할 줄은 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AI 의상 디자인으로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디자이노블 신기영 대표는 AI와 인간의 협업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세상을 꿈꾼다.

신 대표는 “구상부터 스케치, 샘플 제작 등 번거로운 작업이 많고 주로 수작업에 의존하던 패션 디자인에 AI 기술을 적용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싶었다”며 “AI가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알아서 반영해 빠르게 디자인함으로써 디자이너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디자이노블의 AI 디자인은 고객이 이미지, 키워드 등의 요구사항을 담아 디자인 의뢰를 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를 기반으로 AI가 온라인상에 공개된 수백만 벌의 의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고객이 선호할 만한 옷이나 잘 팔릴 만한 옷을 디자인한다. AI가 기획한 결과물에 디자이너의 피드백이 더해져 최종 디자인이 완성된다.

신 대표는 AI 기술의 장점을 크게 세 가지로 언급했다. 첫째는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그는 “반복적이며 시간도 많이 소요되던 수작업 방식이 AI 기술을 통해 자동화됐다”며 “작업 시간이 줄고 과정도 단순화되며 디자이너들이 더욱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맞춤형 솔루션이 가능하다는 점을 두 번째 장점으로 꼽았다. “패션은 취향이 드러나는 영역이다. 고객의 취향을 빠르고 정확하게 반영하는 AI 맞춤 디자인은 디자이너뿐 아니라 고객에게도 좋은 디자인”이라며 “디자이노블의 AI 기술은 취향을 넘어 최신 트렌드까지 담아내며 고객이 가장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안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새로운 디자인이 가능해 의외성을 선사한다는 점도 AI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보통 디자이너가 생각할 수 있는 관행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독특한 디자인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AI가 소비자들의 니즈를 폭넓게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친환경 작업방식으로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디자인한 의류를 가상 이미지로 구현하는 기술을 통해 샘플 제작으로 불필요하게 버려지던 자원도 절약할 수 있게 됐죠.”

알아서 하는 AI로 의류케어가 쉽고 정확해지다
신 대표는 “패션에 있어 디자인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관리”라며 패션업계 종사자로서 의류케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디자인이 아무리 특별해도 관리에 소홀하면 옷의 소재나 짜임 등이 변형되면서 옷의 가치가 떨어진다”며 “신중하게 고른 옷을 처음 모습 그대로 유지시켜 주며 입는 사람의 아이덴티티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돕는 게 의류케어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기본적이며 효과적인 의류케어 팁으로 옷감의 소재와 상황별 맞춤관리를 제안한다. “의류를 세탁할 때 옷감 수축이나 소재의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적정 세제량부터 헹굼 횟수, 건조 온도와 건조 시간 등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매번 이를 신경쓰며 세탁·건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의류케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AI를 공부하며 기술이 일상의 번거로움을 해결하는 세상을 꿈꿔왔다는 신 대표에게 AI가 적용된 세탁·건조기 ‘그랑데 AI’의 등장은 누구보다 반가웠다. “동일한 옷감이라도 무게나 오염도에 따라 필요한 세제량이 다르고, 같은 빨랫감이라도 계절별로 건조 시간은 달라집니다.” 신 대표는 “AI가 유용한 이유는 여러 가지 요소를 분석해 환경과 상황별로 가장 적합한 관리 방법을 알아서 맞춰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실제로 그랑데 AI를 사용하며 “세탁 과정 곳곳에 녹인 AI 기술들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AI가 사용자의 세탁 습관에 맞춰주고, 옷감에 따라 정확하게 세탁·건조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기반이 돼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데이터는 쌓일수록 정교해지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용할 때는 단순해 보이는 기능도 실제로 편하게 사용하기까지 엄청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요소, 상황, 환경별로 수천, 수만 번의 실험을 거쳐 데이터를 쌓아야 하죠.” AI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나니 기술들이 자연스레 체감된다는 신 대표가 데이터 축적을 위해 오랜 기간 투자해 온 삼성전자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수천 번의 실험으로 검증한 가장 정확한 세탁-건조기 그랑데AI



그랑데 AI의 개발 연구에 참여한 삼성전자 방은숙 연구원은 “그랑데 AI는 소비자가 고민하는 부분을 AI가 알아서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세제는 얼마나 넣을지, 헹굼은 몇 번이 적합할지 등 빨래를 하며 겪게 되는 다양한 고민들을 AI가 대신해주어 소비자는 그저 믿고 맡기기만 하면 되는 세탁·건조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연구 과정에서 쌓일수록 정교해지는 데이터의 특성에 주목했다. “AI는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예측과 제안을 위해 최대한 많은 양의 데이터를 반복 학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5월에 출시되는 슈드레서를 비롯해 그랑데 AI, 에어드레서까지 기본적으로 수천, 수만 번의 실험을 거쳐 학습된 삼성전자의 AI가 가장 정확하고 진화된 기술인 이유”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무엇이든 알아서 해주는 AI의 활용성은 점점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류 디자인부터 관리까지, AI가 알아서 해주는 세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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