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남은 아스트라 34만회”… 동네병원 접종 2주간 사실상 스톱

이미지 기자 , 안동=장영훈 기자 , 인천=황금천 기자

입력 2021-05-03 03:00 수정 2021-05-0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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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화이자 이어 1차 접종 차질

화이자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1차 접종도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9일부터 2주 정도는 지금과 같은 대규모 접종이 어려워진다. 14일부터 시작되는 2차 접종과 494만 명이 넘는 고령층 접종을 앞두고 ‘1차 신규 접종’이 잠정 중단되는 것이다. 2분기(4∼6월) 접종 대상 가운데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이 없어 접종받지 못한 사람이 생긴 만큼 공급 차질이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이미 예약 중단된 아스트라제네카
2일 현재 국내에 들어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00만6000회분. 같은 기간 1차 접종을 끝낸 사람이 182만9425명이라, 남은 접종 분량은 산술적으로 17만6575회분이다. 다만 방역당국은 잔량이 남지 않는 ‘최소잔여형(LDS) 주사기’를 사용한 덕분에 34만5000회분이 남았다고 밝혔다. 하루 10만 명 이상 접종하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분량을 생각하면 최대 4일 치 정도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달 동네 병의원(위탁의료기관) 등을 통한 경찰 소방 등의 1차 접종 예약을 시작하면서 지난달 29일까지만 예약을 받았다. 그리고 접종은 8일까지만 진행하기로 했다. 9일부터는 장애인 돌봄종사자 등 보건소에서 접종하는 하루 1만∼2만 명 정도만 백신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백신 물량이 없어 우선 접종 대상자인데도 접종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 코로나19 대응요원에 포함된 지역 이장과 통장이 대표적이다. 질병관리청은 “확진자와 접촉할 우려가 크다”며 4월 말 이들을 접종 대상에 포함시켰다. 한 광역자치단체 관계자는 “질병청에 이들에게 맞힐 수백 바이알(약병) 백신을 요청했지만 물량 부족 때문에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동네 병원 1차 접종 예약은 5월 하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 65∼74세 고령층 494만3000명의 접종이 시작된다. 정부 관계자는 “고령층 접종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남은 사회필수인력 접종은 6월 재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 현장 물량 수거해 ‘보릿고개’ 넘기기
지난달 30일 오전 코로나19 서울시 마포구 에방접종센터. 이미 접종이 예약된 75살 이상 어르신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접수창구가 한산하.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지난달 30일 오전 코로나19 서울시 마포구 에방접종센터. 이미 접종이 예약된 75살 이상 어르신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접수창구가 한산하.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14일부터는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을 받았던 사람의 2차 접종이 본격 시작된다. 화이자 역시 2차 접종이 시작되면서 이달 1차 신규 접종이 속속 중단되고 있는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 첫 접종은 2월 26일 시작됐다. 그날부터 3월 7일까지 31만1583명이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에 나섰다. 11주가 지난 14일부터 이 인원만큼의 2차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 정부는 추가 물량이 들어오기 전까지, 현재 위탁의료기관에서 쓰고 남아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까지 모두 수거해 2차 접종에 활용할 계획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일 브리핑에서 공급 물량에는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아스트라제네카는 한 번 많이 들어온 뒤 조금 있다가 또 들어오는 일정이라 접종계획에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화이자 백신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2차 접종을 앞둔 상태에서 ‘보릿고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추가 아스트라제네카 물량은 5월 중순경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3일 2분기(4∼6월) 접종 계획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추가 도입량과 시기를 밝힐 계획이다. 일부 지자체에선 “정부가 6월까지 총 700만 회분을 각 지자체에 배분해 보내겠다는 방침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과 중단이 반복되는 현 상황이 ‘백신 불신’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안 그래도 백신 부작용 불안이 큰 상황에서 국민들의 방역 전반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 / 안동=장영훈 / 인천=황금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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