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담합 재건축 후순위”…고삐 풀린 재건축 집값 잡힐까?

뉴시스

입력 2021-05-01 05:10:00 수정 2021-05-01 0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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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 토지거래허가제 이어 시장 교란 행위 엄벌
"재건축 기대감 여전"…집값 안정화 효과 한계
주택 수요 지역 규제 완화로 꾸준히 공급해야



규제 완화에 따른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는 등 불안한 조짐이 계속되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칼을 빼들었다.

규제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앞세워 10년 만에 서울시장직에 복귀한 오 시장이 최근 강남 등 일부 지역 재건축 단지의 집값이 급등하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한 데 이어, 담합 등으로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재건축 순위를 뒤로 미루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투기세력의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4·7재보궐 선거 당시 ‘재건축 속도전’을 공약했던 오 시장이 되레 규제 강화에 나선 것이다. 시장으로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겠다고 약속한 오 시장이 당선 이후 상반된 행보를 보이면서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이 공염불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오 시장의 거듭된 규제 강화 행보는 재건축 단지 중심의 집값 폭등세를 잠재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회라는 분석이다. 서울 전체 집값은 진정세를 보이는 반면, 강남 등 일부 지역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이 불안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재건축 단지의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이른바 ‘오세훈 효과’라는 말이 나오는 등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차단하고, 정부로부터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에 대한 협조를 유도하는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서울 아파트값은 3주 연속 강세를 유지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보다 0.08% 상승했다.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2·4 공급 대책 직전인 2월 첫째 주 조사에서 0.1%를 기록한 뒤 상승 폭이 9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4·7 보궐선거 직후인 이달 둘째 주 0.07%로 반등했고, 3주 연속 강세를 나타냈다.

상계·중계동 등 재건축 단지가 많은 노원구가 0.16% 올라 3주 연속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송파·강남·서초구(0.13%), 영등포·양천구(0.10%) 등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 관계자는 “규제 발효일인 27일 전에 이들 지역에 막바지 매수세가 몰리며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집값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이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4차(전용면적 117.9㎡)는 지난 13일 41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전 최고가인 40억3000만원보다 1억4500만원이 상승했다. 또 현대아파트1차(전용면적 196.21㎡)는 지난달 15일 63억원(10층)에 거래됐다. 한 달 전 실거래가격 51억5000만원보다 10억원 이상 올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가격담합, 허위신고, 호가만 올리는 행위 등 부동산시장을 교란하는 투기행위가 적발된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사업 후순위로 늦추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당시 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갭투자를 노린 투기 수요가 재개발·재건축시장의 중심에서 국민경제를 어렵게 하는 현상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재개발·재건축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가능한 행정력을 총동원해 부동산시장 교란행위를 근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는 이미 모든 실거래 정보를 수집해 모니터링 중”이라며 “정상적 거래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은 추가 증빙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관계부처 및 수사기관에 사법적 조치를 의뢰하는 등 투기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시는 다운계약 등 허위신고 15건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했고, 실거래가 신고 후 취소 사례와 가격을 올리는 행위 등 280건을 적발했다. 또 증여 의심사례 300건에 대한 자료를 국세청에 보내 심층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오 시장은 앞서 집값이 급등한 압구정동·목동·여의도동·성수동 재건축·재개발 추진 단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서울시는 비정상적인 거래로 의심될 경우 추가 자료를 요구하거나, 사법 조치 등을 의뢰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제 등 오 시장의 규제 조치가 급등한 재건축 단지 집값을 안정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주택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엄벌하겠다는 서울시의 움직임은 투기 수요를 차단하려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권 교수는 “지난해 강남의 절반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지만, 거래가 줄고 오히려 집값이 오르는 등 당초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용적률 완화 등 주택 수요가 집중된 지역에 대한 규제 완화를 통한 지속적인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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