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ET 공모주 청약에 증거금 81조 몰려…‘0주’ 배정 속출할 듯

이상환 기자 , 김자현 기자

입력 2021-04-29 20:39 수정 2021-04-2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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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일반청약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4.28/뉴스1

2차 전지 분리막 제조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사상 최대인 81조 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 모으며 한국 공모주 시장의 역사를 다시 썼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공모주 시장으로 몰린 가운데 여러 증권사에서 중복 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형 공모주로 주목 받으면서 역대 가장 많은 317만 개 계좌가 참여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한 SKIET 일반 공모주 청약에 80조9017억 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지난달 역대 최대 증거금(63조6198억)을 모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록을 한 달여 만에 깼다. 지난해 인기를 끈5개 증권사에서 모두 317만1263개 계좌가 청약에 참여해 평균 청약 경쟁률은 288 대 1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IET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성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다 이르면 6월부터 여러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 참여하는 중복 청약이 금지되기 전 ‘막차’를 타려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증권사 영업점과 온라인 창구는 청약 열기로 뜨거웠다. 일부 영업점은 지점용 유튜브 채널을 별도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입장 순서를 알렸다. 일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일시 지연되기도 했다.

이 같은 열기에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4곳에선 청약자 수가 균등배분(공모주 절반을 최소 증거금 이상을 낸 사람에게 똑같이 배분) 물량을 뛰어넘어 무작위 추첨을 통해 공모주를 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4개 증권사에선 청약을 하고도 1주도 못 받는 청약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균등배정 물량이 다 차지 않은 SK증권에서만 청약자 모두 최소 1주를 받게 됐다. 또 1억 원의 증거금을 낸 청약자라면 비례배분(증거금에 비례하는 기존 방식) 방식으로 증권사별로 최소 2~5주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배정 결과는 다음 달 3일 발표된다.

SKIET는 다음 달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상장 이후 주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분리막은 2차 전지 핵심부품이지만 이를 만드는 기업이 많지 않다. SKIET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SKIET가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오른 뒤 상한가)에 성공할지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공모가 10만5000원인 SKIET가 따상에 성공하면 주가는 27만3000원까지 올라 일반 청약자는 하루에 주당 17만 원가량의 차익을 얻게 된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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